7일만에 깨진 휴전…이-하마스 교전 재개, 사망자 100명 넘어

유현민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군(IDF)이 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 협정을 위배했다면서 가자지구에서 공습과 지상전을 재개했다.

지난달 24일 인질과 수감자 교환을 조건으로 시작된 양측의 일시 휴전이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7일 만에 깨진 셈이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역에 걸쳐 화력을 퍼부으면서 이날 하루에만 수백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IDF는 이날 낸 성명에서 “하마스가 군사작전 중단을 위반하고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발포했다”며 “IDF는 가자지구 하마스 테러 조직에 대해 다시 전투를 시작했다”고 선언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교전 재개 이후 팔레스타인인 최소 109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가자 보건부가 발표한 사상자 수치는 외부에서 검증되지는 않았다.

두차례 연장된 지난 일주일간의 휴전이 만료되는 이날 오전 7시(한국시간 오후 2시)를 앞두고 하루 더 연장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결국 휴전은 종료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휴전 종료와 관련, 성명을 통해 “테러 조직 하마스-이슬람국가(IS)가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며 “납치된 여성을 오늘까지 모두 석방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스라엘 정부는 전쟁 목표 달성을 위해 전념하고 있다”며 “인질 석방과 하마스 제거, 그리고 가자지구가 다시는 이스라엘 국민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이스라엘의 한 소식통을 인용, 전날까지만 해도 하마스가 억류 중인 여성 인질 10명을 풀어주는 방안에 양측이 합의하며 휴전이 더 이어질 전망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하마스가 인질 명단을 제시하지 않아 협상이 막판에 결렬됐다는 것이다.

휴전 종료를 전후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교전이 재개됐다.

이스라엘의 주장처럼 하마스가 선공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지만 이날 오전 이른 시각부터 이스라엘 남부에 로켓 공습경보가 울렸으며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접경지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는 등 대응에 나섰다.

IDF는 가자지구에서 날아온 발사체를 방공망이 성공적으로 격추했으며, 전투기가 출격하는 등 지상과 공중, 해상에서 가자지구 전역의 ‘테러 목표물’ 200여곳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IDF는 지난 일주일간 휴전 합의에 따라 운영을 중단했던 무인기(드론)도 다시 전투에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지구 북부뿐만 아니라 남부 칸 유니스와 이집트 접경 라파, 난민촌이 있는 자발리아와 알마가지 등지까지 이스라엘군의 공습 표적에 포함됐다고 아랍권 알자지라 방송은 보도했다.

다시 인명피해가 급증한 것은 물론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생명길’ 라파 국경 검문소 차단으로 구호품 반입이 중단되며 가자지구 인도주의적 위기에 따른 우려가 커졌다.

이날 휴전 종료 소식이 전해지자 레바논 남부의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북부 접경지를 향해 무인기(드론) 등 공격을 재개하며 긴장감이 고조됐다.

헤즈볼라는 “국경에서 적절한 무기를 동원해 이스라엘 군인들을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고, 헤즈볼라 고위 정치인 하산 파드랄라는 “레바논이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없다”며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AFP 통신은 교전이 재개됐으나 카타르와 이집트 등 주변국들이 휴전 재개를 위한 중재에 노력을 계속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과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을 교환하는 조건에 합의하며 24일 오전 7시부터 나흘간의 휴전을 시작했고, 이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이틀, 하루씩 휴전을 연장했다.

만 7일간의 휴전 기간 인질·수감자 교환 합의는 제대로 이행됐으며 양측간 교전 중단 약속도 대체로 잘 지켜졌다.

이 기간 하마스가 석방한 인질은 이스라엘 국적자 80명과 외국 국적자 25명 등 모두 105명이며 이스라엘이 풀어준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는 240명이다. 아직 하마스에 억류 중인 인질은 137명가량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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