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진 표시된 한국전 입장권 예매 사이트[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2차전 승리” 기대도…태국 축구협회, 한국전 앞두고 승점수당 3배로 올려 동기 부여
‘축구광’ 총리, 직접 응원 계획도…1차전 땐 태국 의원들 의사당서 몰래 보다 망신살
태국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한국과 홈경기를 앞두고 축구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원정경기에서 무승부라는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으면서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오는 26일 열리는 경기에 대한 태국 팬들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25일 태국축구협회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당일 경기 입장권은 전석 매진됐다
태국 최대 규모로 1998년 개장한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은 4만8천900석 규모다.
방콕아시안게임 등 주요 국제 경기가 개최됐고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레이디가가, 콜드플레이 등 세계적인 팝스타 공연장으로도 사용되는 곳이다.
165밧(6천원)∼750밧(2만8천원)에 판매된 입장권이 동나면서 암표까지 등장했다.
온라인 매체 방콕비즈는 750밧짜리 지정석 암표가 4천밧(14만8천원)에 판매되고, 가장 저렴한 165밧짜리 좌석은 정상가의 10배에 가까운 1천500밧(5만5천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고 지난 23일 보도했다.
태국에서 축구는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종목 중 하나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한국 스타 선수들에 대한 관심도 크다.
지난 22일 한국 대표팀 태국 입국 당시 방콕 수완나품공항은 태국 팬들과 한국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24일 한국 대표팀 훈련장인 방콕 외곽 윈드밀풋볼클럽 앞에 몰린 한국 팬들 사이에도 현지 팬들이 섞여 있었다.
한 수 위로 평가되는 한국과 원정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면서 태국의 축구 열기는 더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현지 언론들은 앞다퉈 축구 소식을 전하고 있으며 소셜미디어(SNS)에도 팬들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홈경기인 만큼 무승부를 넘어 승리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방콕포스트는 “한국과의 놀라운 무승부 이후 ‘워 엘리펀트'(태국 대표팀 별칭)를 칭찬하는 메시지가 SNS에 쏟아지고 있다”며 “이제 많은 사람이 태국에서 열리는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21일 경기 당시 예산안을 심의하던 태국 의회에서 집권당 프아타이당 의원들이 불법 온라인 중계로 경기를 시청하는 장면이 포착돼 경고받았다고도 보도했다.
태국 정부와 축구협회도 자국팀의 선전과 팬들의 관심을 등에 업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협회는 승점 1점당 대표팀에 지급하던 수당을 기존 100만밧(3천700만원)에서 300만밧(1억1천만원)으로 올린다고 이날 SNS를 통해 밝혔다.
월드컵 예선에서 비기면 승점 1점, 이기면 승점 3점이 부여된다.
지난 21일 경기에서 태국팀은 무승부로 승점 1점을 획득해 100만밧을 보너스로 챙겼지만, 26일에는 비겨도 300만밧을 받는 셈이다.
세타 타위신 총리의 지원 확대 약속으로 대표팀이 승리하면 900만밧(3억3천만원)을 지급하게 됐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진 축구광인 세타 총리는 당일 경기장에 직접 나가 응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팬들을 위해 라자망갈라 스타디움 옆에 대형 스크린도 설치할 예정이다.
누언판 람삼 태국축구협회장은 “태국 대표팀이 역사적인 밤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태국의 일방적인 응원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교민들과 원정 팬들도 한국 대표팀 응원을 준비하고 있다.
재태국 한인회 관계자는 “‘붉은악마’ 110여명을 비롯해 교민과 원정 팬 등 700∼800명이 원정팀 관중석에서 응원전을 펼칠 것”이라며 “태국 팬들과의 불필요한 접촉을 피하고 안전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