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와 계약 후 박찬혁 한화 이글스 대표와 기념사진 찍은 류현진[한화 이글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류현진의 경제학…프로 데뷔 이래 한미서 2천억원 가까이 벌어
독수리 둥지인 대전으로 12년 만에 돌아온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이 만 37세 생일을 한 달 앞두고 통산 수입 2천억원에 육박하는 ‘준재벌’을 예약했다.
류현진은 22일 한화와 계약기간 8년, 총액 170억원에 계약하고 KBO리그에 전격 복귀했다.
한화 구단의 허락을 받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2012년 12월 10일 미국프로야구(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계약한 지 12년 만이다.
계약 조건에는 자유계약선수(FA)를 선언해 기존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옵트 아웃 조항도 넣었다. 한화와 류현진은 상호 협의로 옵트 아웃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인천 동산고를 졸업한 뒤 2006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 데뷔한 류현진은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연봉과 계약금을 합쳐 18억9천만원, 미국에서 1억3천390만달러(약 1천783억원)를 각각 벌었다.
이번에 계약한 금액을 단순 계산으로 합치면 1천972억원으로 늘어난다.
류현진은 계약금 2억5천만원에 연봉 2천만원에 도장을 찍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데뷔하자마자 2006년 KBO리그 최초로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한 류현진은 이듬해 무려 400% 인상된 1억원에 사인해 프로 2년 차 만에 억대 연봉에 진입했다.
이후 1억8천만원, 2억4천만원, 2억7천만원, 4억원, 4억3천만원으로 계속 오르막 막대그래프를 그렸다. 류현진은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 프로 2∼7년 차 연봉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류현진은 MLB 다저스와 독점 협상을 거쳐 6년간 3천600만달러를 받는 조건에 빅리그에 입성했다. 여기에는 계약금 500만달러가 포함됐다.
미국 통계 사이트인 베이스볼레퍼런스는 계약금 500만달러를 6년으로 나눈 액수인 약 83만3천달러에 해마다 정해진 연봉을 합쳐 류현진의 다저스 시절 연봉을 333만3천달러(2013년), 433만3천달러(2014년), 483만3천달러(2015년), 783만3천달러(2016∼2018년)로 구분했다.
당시 포스팅시스템은 빅리그 30개 구단이 자유롭게 한국 또는 일본 선수와 협상할 수 있는 지금과 달리 협상 최고액(포스팅 비용)을 써낸 구단만이 30일간의 독점 협상권을 따낼 수 있었다.
다저스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숫자 3과 7을 좋아하는 점에 착안해 포스팅 비용으로 2천573만7천737달러를 써냈다.
당시 환율 280억원, 현재 환율로 343억원에 달하는 거액으로, 이는 다저스 구단이 류현진의 원소속 구단 한화에 준 이적료로 사용됐다.
한화의 2군(퓨처스팀) 전용 훈련시설인 서산연습장은 류현진의 계약 16일 후에 준공됐지만, 다저스가 줄 이적료가 워낙 컸던 덕분에 서산연습장은 류현진이 지어준 것이나 다름없다는 우스갯소리가 돌기도 했다.
류현진은 다저스와 6년 계약이 끝난 2018년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오지 않는 대신 현 소속 구단과 1년을 더 뛰는 퀄리파잉오퍼를 받아들여 2019년에 1천790만달러를 받았다.
2019년 14승 5패를 거두고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2.32),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른 실적을 앞세워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천만달러에 마침내 FA 계약을 했다.
계약금이 따로 없는 계약으로 류현진은 2020∼2023년 4년간 매해 2천만달러씩 수령했다.
류현진은 또 빅리그에서 10년을 채워 만 62세부터는 한해 20만달러가 넘는 메이저리그 연금도 수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