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 SNS로 주의 산만·수업 방해…성적 착취도”
플로리다 등 최소 8개주 수업시간 휴대전화 사용 제한
미국의 학교에서 학생들의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수업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을 괴롭히거나 성적 착취를 하는 데도 악용된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1일 휴대전화가 이런 이유로 학교의 골칫거리가 됐다며 지금까지 최소 8개 주에서 수업 시간에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는 법률을 만들거나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관련 규제를 도입했다고 보도했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가 올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고등학교 교사의 70% 이상이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이 수업을 방해하는 큰 문제라고 답했다.
문제는 단순히 수업 중에 휴대전화로 틱톡, 인스타그램, 스냅챗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자신은 물론 친구들의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고 NYT는 지적했다.
많은 학교에서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또래를 괴롭히고, 성적으로 착취하며, 신체적인 공격을 하는 영상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개인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지급받은 노트북이나 태블릿 등을 사용해 또래를 괴롭히는 경우도 많다.
학생들이 학교 기기로 접속하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계정을 모니터링하는 바크 서비스에 따르면 2019년 이후 구글의 문서 도구인 구글독스를 통한 학교 내 사이버 괴롭힘 사례가 850만건 넘게 발견됐다.
이런 문제들을 막기 위해 지난해 플로리다주는 공립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스마트폰과 이어폰 등 학생들의 개인 무선 기기 사용을 금지하도록 하는 법률을 처음으로 제정했다.
다만 교사가 교육 활동을 위해 휴대전화 사용을 명시적으로 허용할 때는 예외로 했다.
이 법률은 학교 와이파이를 이용한 학생들의 SNS 접속을 차단하고, 학교에서 지급한 전자기기로 틱톡을 이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오렌지 카운티 공립학교는 더 나아가 학생들이 수업 시간뿐만 아니라 학교에 있는 동안에는 휴대전화를 쓰지 못하게 했다.
인디애나와 루이지애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다른 몇몇 주도 플로리다주를 뒤따라 올해 수업 시간이나 학교에 있는 동안 내내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법률을 만드는 등 규제를 도입했다.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는 내년 초까지 휴대전화 없는 교육 정책과 관련 절차를 마련해 학교에 적용하라는 행정명령을 지난달 내렸다.
미네소타주와 오하이오주에서는 내년부터 교내 휴대전화 사용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휴대전화 사용 규제는 일부 사립학교로도 확산할 전망이다.
워싱턴DC에 있는 사립학교 조지타운데이스쿨의 러셀 쇼 교장은 최근 시사주간지 ‘디 애틀랜틱'(The Atlantic)에 기고한 글에서 “학교에서 핸드폰을 없애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미국학부모연합(NPU)의 올해 조사에 따르면 학부모의 70% 이상이 학생들의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절반 이상은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는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