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선수 면담…브라질 월드컵 이후 10년 만에 ‘사령탑-선수’로 재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1시간가량 만났다.
20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홍 감독은 현지 시간으로 전날 오후 영국 런던 모처에서 손흥민과 만났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손흥민이 토요일(20일)에는 팀 연습경기가 있어 19일 오후에 만남이 이뤄졌다. 한 시간여 동안 단둘이서 대화를 나눴다”면서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는 향후 홍 감독이 직접 얘기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보좌할 외국인 코치 물색 차 유럽을 찾은 홍 감독은 영어, 스페인어에 능통한 수행 직원 한 명과 동행하고 있다.
손흥민을 만난 자리에서는 이 직원을 물리고 ‘독대’했다.
매우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새 대표팀이 출범하는 만큼, 다른 선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선수단 안팎으로 영향력이 큰 손흥민이 ‘중심’을 잘 잡아주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건넸을 거로 보인다.
늘 ‘원팀’을 강조해 온 홍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내정 뒤 K리그 경기 중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표팀에 많은, 좋은 선수들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재능을 헌신, 희생 위에 올려놓는다면 어마어마한 힘을 발휘하겠지만, 이기심 위에 놓는다면 발휘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홍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뒤 선수와 면담한 건 손흥민이 처음이다.
둘은 2014 브라질 월드컵 때 함께했다. 홍 감독이 10년 만에 대표팀 감독으로 복귀하면서 재회하게 됐다.
홍 감독은 20일에는 독일로 이동해 각각 대표팀 수비와 중원의 핵심인 김민재(뮌헨), 이재성(마인츠)을 만날 예정이다.
이어 세르비아로 가 츠르베나 즈베즈다에서 한솥밥을 먹는 황인범과 설영우를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출국한 홍 감독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차례로 머물면서 외국인 코치 후보들과 면담했다. 피지컬 코치와 전술 코치를 한 명씩 선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 감독은 출국 직전 취재진과 만나 “현대 축구의 핵심이 ‘코치 분업화’다. 얼마나 세분화하고 전문성을 끌어내 극대화할지가 제 몫”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유럽파 선수들과 면담을 진행한 뒤 다음주 중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정확한 귀국 날짜는 미정이다. 홍 감독의 현지 일정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설명했다.
홍 감독이 이미 업무를 시작했으나 그가 선임된 과정을 둘러싼 논란과 축구협회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좀처럼 작아지지 않고 있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선임 과정의 막바지에 외국인 감독을 알아보다가 결국 홍 감독을 선택한 점, 홍 감독이 대표팀을 맡을 생각이 없는 듯한 태도를 취하다가 갑자기 자세를 바꾼 점 등에 팬들은 의문을 지우지 못한다.
홍 감독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던 박지성 전북 현대 디렉터, 이영표 해설위원 등 후배들도 그가 선임된 과정과 관련해 축구협회를 비판하고 있다.
사태가 커지자 문화체육관광부는 축구협회 감사에 나섰다.
문체부는 감독 선임 과정 등 축구협회 운영에 문제가 없는지, 또 예산 집행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들여다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