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미디어 기업 파라마운트가 최근 할리우드 영화계의 ‘이스라엘 보이콧’ 선언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반기를 들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 보도했다.
파라마운트는 전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영화 제작자를 보이콧하는 최근 움직임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적을 이유로 창의적인 예술가를 침묵하게 만드는 것은 더 나은 이해와 평화를 증진하지 않는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참여와 소통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에마 스톤, 마크 러팔로, 틸타 스윈턴 등 할리우드 배우와 요르고스 란티모스 등 유명 감독들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을 규탄하고 이스라엘 영화 기관·기업과 협업하지 않겠다며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다.
NYT는 파라마운트가 “4천여명의 할리우드 업계 종사자가 지지하는 이스라엘 보이콧을 비난하는 최초의 주요 할리우드 스튜디오”라고 꼬집었다.
또 지난달 파라마운트가 할리우드 제작사 스카이댄스와 합병하는 과정에서 향후 우경화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한 달 만에 이런 성명이 발표됐다고도 짚었다.
팔레스타인 영화 노동자 협회인 ‘팔레스타인을 위한 영화인들’은 이날 파라마운트의 성명을 규탄했다.
그러면서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데이비드 엘리슨 최고경영자(CEO) 부친인 래리 엘리슨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가까운 사이라고 WSJ는 폭로했다.
‘팔레스타인을 위한 영화인들’은 파라마운트를 향해 “우리의 동료를 침묵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약속(보이콧)을 왜곡하지 않기를 바란다”고도 비난했다.
파라마운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억지 소송’에 굴복해 거액의 합의금을 주기로 했다는 사실이 지난 4월 알려지며 당시 스카이댄스와 합병을 앞두고 트럼프 입맛에 맞추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라마운트의 자회사 미국 CBS 방송이 간판 프로그램인 ’60분'(60 Minutes)을 통해 지난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의 인터뷰를 방송하며 해리스 전 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을 삭제했다며 200억 달러(약 28조원)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파라마운트 이사회는 소송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한데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1천600만 달러의 합의금을 제공하고 소송전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