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세대 피아니스트…후학 양성에도 힘써
한국 1세대 피아니스트 한동일 씨가 29일 별세했다. 향년 83세.
고인은 종종 우리나라 ‘음악 신동 1호’로 불린 연주자다. 그는 연주를 듣고 감명한 주한미군 사령관의 도움을 받아 한국전쟁 직후 미국 줄리아드 음악원에 장학생으로 입학하기도 했다.
1965년에는 리벤트리트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우승해 한국인 최초 해외 콩쿠르 우승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1941년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난 그는 교회 찬양대 지휘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세 살 때부터 피아노를 시작했다. 노래를 들으면 바로 피아노로 옮겨 칠 정도로 재능이 뛰어났지만, 전쟁의 포화 속에 피아노 연주를 중단해야 하기도 했다.
고인은 미국 인디애나 음대에서 1969년 가을부터 학생을 가르쳤고, 이후 37년 동안 텍사스 주립대, 일리노이 주립대, 보스턴 음대 등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2019년 한국으로 영구 귀국했으며, 울산대학교·순천대학교에서 석좌교수 등을 지냈다.
고인은 최근까지도 연주 활동을 이어왔다.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은 고인에 대해 “우리나라가 소위 말하는 피아노 강국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그것에 있어 가장 선구자적 역할을 하신 분”이라면서 “피아니스트로서 최초로 우리나라를 알리기 시작하신 분이고, 그런 분이 계셨기 때문에 지금이 있는 것”이라고 추모했다.
김 총장은 “특히 그런 큰 연주자가 되면 후배나 학생들에게는 큰 관심이 없을 수 있는데 후배와 제자들에게 너무나 헌신적이었다”고 회고했다.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1월 1일 마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