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경상자 외 인명피해 없어…승객들 “이륙 직후 창문·벽 뜯겨나가”
추락사고로 운항 중단됐다 재개된 기종…항공사 “자사 해당기종 65대 전수검사”
미국에서 보잉 737맥스 여객기가 압력 문제로 이륙 직후 비상 착륙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승객들은 공중에서 동체 옆면에 큰 구멍이 뚫렸다며 “죽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6일 AP·AFP·로이터통신과 미국 뉴욕타임스(NYT), CNN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께 오리건주 포틀랜드 국제공항을 이륙한 알래스카 항공 1282편 보잉 737맥스 9 여객기가 이륙 직후 회항해 비상 착륙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해당 여객기의 “승무원들이 압력 문제를 보고한 뒤 안전하게 회항했다”고 밝혔다.
알래스카 항공도 성명을 내고 승객 171명과 승무원 6명 등 모두 177명을 태우고 있던 이 항공기가 포틀랜드 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했다”고 말했다.
이 여객기는 공중에서 동체 측면 일부가 뜯겨 나가면서 큰 구멍이 뚫린 채로 돌아왔다.
승객 카일 린커는 “정말 갑작스러웠다. (비행) 고도에 도달하자마자 창문과 벽체가 터져나갔다”고 CNN에 말했다.
또 다른 승객 비 응우옌(22)은 “잠이 들었다가 큰 소리에 잠이 깨 눈을 떠보니 눈앞에 산소마스크가 보였다. 왼쪽을 보니 비행기 옆면 벽이 사라진 상태였다”면서 “가장 먼저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그의 친구인 엘리자베스 르(20)도 “아주 크게 펑 하는 소리가 났다”며 고개를 들어보니 2∼3열 떨어진 비행기 벽체에 뚫린 구멍이 보였다고 했다.
다행히 구멍 바로 옆의 창가 좌석은 비어있었으나 가운데와 통로 쪽 좌석에 10대 소년과 어머니가 앉아있었다.
동체에 구멍이 뚫리는 바람에 소년의 셔츠가 비행기 밖으로 날아갔으며, 승무원들이 곧 이들 모자를 반대편의 다른 좌석으로 안내했다고 승객들은 전했다.
착륙 직후 구급대원들이 기내로 들어와 부상자를 파악했는데 구멍 바로 뒷줄에 앉았던 남성이 발을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승무원노조 알래스카항공 지부는 승무원 한명도 경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항공편 정보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에 따르면 이 여객기는 5일 오후 5시7분에 포틀랜드 공항에서 온타리오 국제공항을 향해 출발해 6분 뒤 다시 포틀랜드 공항으로 기수를 돌려 5시27분 착륙했다.
회항 전 고도 1만6천피트(4천876m)까지 상승했고, 최고 시속은 440마일(708㎞)로 기록돼있다.
이 항공기는 지난해 11월 출고돼 인증을 받았으며 같은 달 11일 상업 운항을 시작해 145차례 비행을 했다.
알래스카항공과 FAA,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항공사 측은 자사 보유 항공기 가운데 이번 사고기와 같은 737맥스 기종 65대의 운항을 일시 중단하고 전수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737맥스는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의 추락 사고로 모두 346명이 사망한 뒤 전 세계에서 20개월간 비행이 중단된 기종이다.
FAA는 2019년 3월 해당 기종의 운항을 전면 금지했다가 2020년 11월 이를 해제했다.
지난달에는 한 국제 항공사가 정기 점검 도중 737 맥스의 방향타 시스템에서 나사가 빠지거나 느슨하게 결합한 사례를 발견해 보잉이 전 세계 항공사에 검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보잉은 성명을 내고 “알래스카 항공 1282편 관련 사고를 인지하고 있다”며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려 노력 중이며 우리 기술팀에서 조사를 지원하고자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