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적자는 국제수지적자와 달라”…”관세 강화 대신 환급에 집중해야”
미국 연방 대법원의 관세 무효 판결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롭게 들고나온 대체 관세도 무효 소송에 직면했다.
댄 레이필드 오리건주 법무장관은 미국 내 24개 주(州)가 참여하는 관세 무효 소송을 국제무역법원(CIT)에 제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소송은 지난달 20일 연방 대법원의 상호 관세 무효 판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무역법 122조 기반 관세를 겨냥한 것이다.
이들은 “해당 법률은 ‘대규모의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가 발생할 경우를 포함해 제한된 상황에서만 관세 부과를 허용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무역적자는 국제수지 적자와는 다른 개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번 불법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수지를 구성하는 요소 중 무역적자 등 부정적 요소들만 강조하고, 금융 분야의 순유입 등은 무시하는 ‘체리피킹'(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취사선택하는 행위)을 통해 관세 부과가 정당하다고 강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무역법 122조의 국제수지 적자는 해당 법 제정 당시인 1974년의 고정환율제를 상정한 것으로, 1976년 고정환율제가 종식된 이후 존재할 수 없는 개념이라는 주장도 폈다.
무역법 122조가 국가간 차별 없이 제품 전반에 균일하게 관세를 적용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상품별 예외를 둔 것도 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 법률에 따른 관세가 제정 이후 한 번도 시행된 적이 없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이들은 지난해 관세로 인한 비용의 90%가 미국 소비자와 기업에 전가됐다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분석을 언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소비자와 기업에 또 다른 가격 인상을 강요함으로써 실패한 경제정책을 더 강하게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레이필드 장관은 “지금은 불법 관세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이미 걷은 관세를) 돌려주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생필품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이미 장바구니에 무엇을 담아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소송은 오리건·애리조나·캘리포니아·뉴욕주 법무장관이 주도하며 18개 주 법무장관과 켄터키·펜실베이니아주 주지사가 함께 참여한다. 민주당 인사가 주지사나 법무장관 등을 맡고 있는 지방정부가 주도한 것이다.
켄터키·펜실베이니아주는 법무장관은 공화당 소속이지만 주지사가 민주당 소속이어서 주지사가 이름을 올린 것으로 보이며, 반대로 주지사는 공화당 소속이지만 법무장관이 민주당 소속인 네바다·버몬트 주도 소송 참여 주에 포함됐다.
대법원은 지난달 20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가 무효라고 판단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 직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한 관세를 미 동부시간 24일 0시 1분을 기해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관세를 10%라고 발표했으나, 이후 관세를 15%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무역법 122조에 따른 관세는 최장 150일만 부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다른 법률에 근거해 새로운 관세 체계를 재편하기 위한 ‘시간벌기’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법원의 관세 무효 판결에 따른 관세 환급 요구액은 1천750억 달러(약 250조원)에 달할 것으로 펜실베이니아대 ‘펜-와튼 예산 모델'(PWBM)은 추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