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완치 2년 후에도 증상 지속…인지 못한 감염자 66%도 후각 저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앓은 후 후각이 무뎌진 사람은 물론 후각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 사람들도 실제로는 후각이 손상됐을 수 있고 증상이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대(NYU) 랭곤헬스·그로스먼 의대 리오라 호르비츠 교수팀은 26일 미의사협회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서 성인 남녀 3천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후각저하(hyposmia) 간 연관성 연구에서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호로비츠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후각 변화가 있다고 밝힌 참가자의 80%는 2년 후 후각 검사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고, 이들 중 23%는 심각한 후각 손상 또는 상실 상태였다”며 “이는 코로나19를 앓은 사람들이 후각 약화 위험에 노출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후각저하는 체중 감소, 삶의 질 저하, 우울증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후각이 둔해진 사람들은 상한 음식, 가스 누출, 연기 같은 위험을 감지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후각저하는 코로나19 증상 중 하나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그러나 기존 후각저하 진단은 대부분 환자의 자가보고에 의존해 왔고 이런 주관적 평가는 신뢰도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문제의 심각성과 지속성을 추적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은 코로나19의 장기 건강 영향을 밝히기 위한 다기관 분석 연구(RECOVER) 참가자 3천525명(평균 나이 47.6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후각저하 간 연관성을 추적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코로나19 감염 여부에 상관 없이 2021년 10월부터 2025년 6월까지 90일마다 증상에 관한 설문조사를 마쳤고, 후각식별검사(UPSIT)를 통해 40가지 냄새에 대한 실제 후각 기능도 검사했다.
그 결과 코로나19를 앓은 후 후각에 변화가 있었다고 보고한 1천393명 가운데 1천111명(79.8%)이 후각식별검사에서 후각저하를 보였고, 이들 가운데 321명(23.0%)은 심한 후각 저하 또는 후각 상실 상태였다.
또 코로나19 감염자 중 후각 변화나 상실을 인지하지 못한 1천563명 중에서도 1천31명(66.0%)이 후각저하증을 보였고, 이 중 128명(8.2%)은 심한 후각 저하 또는 후각 상실이었다.
호르비츠 교수는 “이 결과는 의료진이 코로나19 이후 일상적 진료 과정에서 후각 검사를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며 “환자들은 즉각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지만 무뎌진 후각은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후각 저하를 회복하는 방법에는 비타민A 보충제나 뇌의 후각 반응 재훈련 등이 있다”며 “코로나19가 뇌의 감각 및 인지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더 깊이 이해하는 게 치료법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출처 : JAMA Network Open, Leora Horwitz et al., ‘Olfactory Dysfunction After SARS-CoV-2 Infection in the RECOVER Adult Cohort’, http://dx.doi.org/10.1001/jamanetworkopen.2025.33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