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다함께”…BTS, 4년만에 완전체로 미국 무대
뉴욕서 ‘스포티파이 X BTS : 스윔사이드’…아미 1천명 초청 행사
“아미들 더 멋져져”…미국 브랜드 속 전통문양 자수·매듭 디테일
위 아 히어, 투게더.”(We are here together·우리 여기, 다함께 있어요)
그룹 방탄소년단(BTS) 일곱 멤버가 23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뉴욕을 찾았다. 약 4년만에 ‘완전체’로 선 미국 무대다.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에서 컴백을 알린 BTS는 곧바로 미국으로 이동, 이날 맨해튼 남단의 피어17(Pier17) 루프탑에서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아미’들을 위해 마련한 특별 행사 ‘스포티파이 X BTS : 스윔사이드’에 참석했다.
리더 RM은 새 앨범 ‘아리랑'(ARIRANG)을 통해 아미들이 기억해줬으면 하는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선은, 우리가 여기 있다는 점. 두번째는 우리가 여기 다 함께 있다는 점”이라며 “개인적으로 이 두 가지만 중요하다”고 답했다.
BTS가 마지막으로 미국 무대에 완전체로 섰던 건 2022년 4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Permisson to Dance on Stage)였다.
당시엔 4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콘서트장이었지만, 이날은 스포티파이에서 선정한 ‘찐팬’ 1천명이 그들을 가까이에서 맞이했다.
오랜만의 단체 미국 무대에 멤버들도 감격스러운 모습이었다.
무대에 오른 BTS가 가장 먼저 한 말은 “고마워요”(지민)였다.
지민은 이어 환호하는 팬들에게 “저도 사랑해요”라고 화답했다.
그는 “일단 중요한 건 저희가 오랜만에 다같이 돌아왔다는 것”이라며 “행복한 순간이고, 너무 보고 싶었고, 드디어 이렇게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게 돼서 영광”이라고 공식 인사를 전했다.
이날 공연이 열린 피어17은 이스트강과 브루클린 브리지의 전경이 보이는 유명 콘서트장이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스눕독과 에미넴 등의 공연이 열린 힙합 명소다.
RM도 “이런 역사적인 장소에서 공연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아미들에게서 미리 받은 질문에 답한 뒤 ‘스윔’을 비롯해 ‘노멀'(NORMAL), ‘FYA’ 등 신곡 무대를 선보였다.
관객으로 초청받은 이들은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선정한 BTS ‘찐 팬’들이다. 스포티파이는 BTS 음악 스트리밍 시간을 기준으로 상위 1천명을 선정해 초대했다. 멀리 브루클린 브리지에서도 공연장을 지켜보는 이들도 목격됐다.
이날 뉴욕은 흐리고 쌀쌀한 데다 비까지 내렸다. 체감온도는 영하 2도로 3월 말임에도 겨울 날씨와 비슷했다. 강변에 위치한 탓에 바람이 강해 더욱 춥게 느껴졌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아미들을 생각할 때 달라진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RM은 “더 멋져졌다”(They are more gorgeous)며 “이렇게 추운 날씨에 이렇게 많은 분이 오셨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정국도 “추운데 응원해주시고 기다려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며 “왓 어 뷰티풀 아미!”(What a beautiful army)라고 외쳤다.
뷔 역시 “오랜만에 아미들의 함성을 들었는데, 진짜 너무 행복하네요”라고 말을 보탰다.
팬들 역시 행복한 표정이었다.
피어17 부두에 길게 늘어선 대기 줄 중에서도 제일 앞자리에서 ‘1번’ 입장의 행운을 얻은 애나(25)는 오랜만에 BTS를 다시 만나는 설렘을 숨기지 않았다.
이미 소수의 팬만 초청받은 자리였지만, 애나는 친구들과 함께 지난 20일 먼저 와서 자리를 확인한 뒤 번호표를 받았고 이날은 새벽 5시부터 줄을 섰다고 했다.
가쁜 숨을 헐떡거리는 듯 보여 괜찮은 것인지 물었더니, “너무 긴장되고 떨려서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역시 새벽에 왔다는 에이비앤(32)은 “추운 것만 빼면 다 괜찮다”고 했다.
보스턴에서 왔다는 켈시(32)는 “BTS의 인간적인 면모, 강렬하고 의미있는 가사, 세심하고 깊이있는 곡들이 더해져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하는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이들은 스포티파이에서도 BTS의 음악을 많이 듣기로 상위 최소 1% 이내에 드는 이들이다. 이날 만난 팬들은 “주 7일 24시간이 기본”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중에서도 울비아(24)는 스포티파이에서 전세계 523위의 BTS 리스너다.
울비아는 BTS 단체곡만 17만5천분 이상, 솔로곡은 20만분 이상 들었다고 했다. 쉬지 않고 듣는다고 치면 총 6천250시간, 260일 이상 BTS 음악과 함께 했다는 얘기다.
그는 “인생에서 정말 힘든 시기에 BTS를 만나게 됐다”며 “심각한 병으로 입원해 회복 중이었는데, 그들의 음악을 접하고서 처음으로 ‘온전히 나만의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방탄 러너스 클럽'(Bangtan Runners Club)도 있었다. 오렌지색 보온용 러닝 판초를 단체로 맞춰 입은 패티(63), 알라인(63), 밴(28), 마이사(46)는 이번 앨범에 맞춰 각자 판초에 ‘킵 스위밍'(Keep Swimming)이라 쓰고 모였다.
우연히 달리기 대회 번호표에 BTS 멤버들 이름을 적고 달린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시작된 모임이다. 뉴욕부터 캘리포니아까지 미 전역에 떨어져 있는 소모임이지만 BTS 팬인 동시에 달리기 애호가라는 점에서 끈끈하다고 한다.
진 역시 ‘스윔’의 의미에 대해 “감정의 파도 앞에서 멈추지 않고 헤엄치듯 나아간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며 “그런 걸 포함해 여러가지 의를 담아 여러분께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BTS는 랄프로렌, 슈프림, 할리 데이비드슨 등 미국 패션 브랜드 의상을 착용하면서도 곳곳에 한국적 요소를 녹여냈다. 가죽 재킷 혹은 청바지에 전통 문양의 자수를 새겼고, 허리춤에 매듭을 다는 등 디테일을 놓치지 않았다.
‘글로벌’이 아닌 ‘한국’을 내세우는 그들을 바라보는 아미는 어떨까.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뉴욕에서 일하고 있다는 울비아는 고국에도 아리랑과 비슷한 정서를 가진 음악이 있다며, 이번 앨범을 들으며 고향 생각이 나 눈물이 났다고 했다.
그는 “아미들은 앨범 제목을 보자마자 무슨 의미인지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고 했다.
또 “BTS는 자신들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걸 우리에게 보여줬다”며 “타인들이 기대하는 뻔한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 충실했던 진정성 덕분에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