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스위프트 사진=웹사이트 캡쳐
친트럼프 인사들 “정치 관여말라” 경고…우파 공세, 역풍 맞을 가능성도
미국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한 가운데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뜨거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스위프트는 미국 사회 전반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스위프트가 지난해 9월 팬들에게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게시물을 인스타그램에 올리자 하루 만에 신규 등록한 유권자가 3만5천명 늘기도 했다.
올해 11월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지지율 부진으로 고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스위프트의 지지가 절실한 상황이다.
스위프트는 2020년 대선에선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바 있다.
반면 트럼프 진영은 스위프트의 영향력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음모론까지 퍼트리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미국 보수 매체 폭스뉴스의 친(親)트럼프 진행자와 논객들도 스위프트를 향해 ‘정치에 관여하지 말라’며 일제히 견제구를 날렸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스위프트가 올해 대선에 대해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슈퍼스타인 스위프트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할 수 있다는 단순한 전망만으로도 폭스뉴스 보수주의자들을 히스테리적인 분노로 몰아넣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전했다.
친트럼프 방송인 지닌 피로는 자신이 진행하는 폭스뉴스 토크쇼 ‘더 파이브'(The Five)에서 “왜 그녀(스위프트)만큼 인기 있는 사람이 당신의 팬들, ‘스위프티'(스위프트의 팬들)를 멀어지게 하겠냐”고 반문하면서 “그러니 정치에 관여하지 말라. 우리는 당신을 거기서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평론가 찰리 아놀트는 “제발 스위프트의 말을 모두 믿지 말라. 우리 모두 간청한다”고 부탁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절친’으로 꼽히는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 숀 해니티는 지난달 30일 민주당이 스위프트를 잘못된 길로 이끌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해니티는 “그녀가 지지하기를 그들(민주당원들)이 원하는 사람(바이든 대통령)이 비틀거리고 엉망진창이라는 걸 테일러(스위프트)는 알고 있냐”고 물으면서 “그녀는 2024(대선)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등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 사이에서는 스위프트를 겨냥한 음모론이 퍼졌다.
스위프트와 그의 남자친구인 미 프로풋볼(NFL) 선수 트래비스 켈시의 연애도 NFL 슈퍼볼 시청률을 끌어올리거나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폭스뉴스 진행자 제시 워터스는 이달 중순 방송에서 스위프트가 정부의 심리전 자산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흥행 열풍을 일으킨 스위프트의 에라스 콘서트 투어가 국방부의 도움을 받은 것일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면서 “그녀가 왜, 어떻게 이렇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지 궁금해한 적 있냐”며 음모론에 불을 지폈다.
스위프트를 겨냥한 트럼프 진영의 공격이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스위프트에 초점을 맞춘 우파의 공세를 잘못된 정치 전략으로 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백악관 전략소통국장을 지낸 얼리사 페라 그리핀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공화당원들은 20년 동안 일반 유권자 투표(Popular Vote)에서 승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제 지구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팝스타 중 한 명을 공격하는 새로운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