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J.심슨 등 거쳐 간 역사 언급…”호스트 894명 중 2명만 살인” 농담도
미국의 인기 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가 50주년 축하 특집 방송으로 현지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 16일 밤 방송된 ‘SNL 50’에는 지난 50년간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주요 스타들이 총출동해 이 쇼의 ‘장수’를 축하했다.
1975년부터 미 NBC 채널에서 매주 토요일 밤 방송된 이 쇼는 인기 스타들이 출연해 기존 출연진과 호흡을 맞춰 생방송으로 코미디 연기를 선보이고, 거침없는 정치·문화 풍자를 가미해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아왔다.
이번 50주년 특집 방송은 ‘사이먼 앤드 가펑클’로 유명한 원로 싱어송라이터 폴 사이먼(83)과 젊은 팝스타 사브리나 카펜터(25)가 듀엣 공연으로 문을 열었다.
사이먼은 자신의 히트곡 ‘홈워드 바운드'(1966)를 시작하기에 앞서 “나는 1976년에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서 조지 해리슨(2001년 작고한 비틀스 멤버)과 함께 이 노래를 불렀다”고 소개했고, 카펜터는 “나는 그때 태어나지 않았고, 우리 부모님도 마찬가지”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이먼은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린 뒤 “그러면 나는 그들이 오늘 밤 그것을 다시 들을 수 있어서 기쁘다”고 화답했고, 카펜터는 “나도 마찬가지”라며 웃었다.
두 사람은 신(新)·구(舊) 세대를 아우르는 잔잔한 하모니로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여러 출연자 발언 가운데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이 프로그램의 전 작가이자 호스트(주요 출연자)였던 존 멀레이니의 농담이었다.
멀레이니는 “50년이라는 시간 동안 894명이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 호스트로 출연했다”며 “그리고 그들 중 단 2명만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나를 놀라게 한다”고 말했다.
멀레이니는 살인을 저지른 인물이 누구인지 이름을 대지 않았지만, 미 언론은 언급된 인물이 지난해 세상을 떠난 미식축구 선수 O.J. 심슨과 2023년 사망한 배우 로버트 블레이크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두 사람은 아내 또는 전처를 살해했다는 의혹으로 기소돼 형사 재판에서 무죄로 평결됐으나, 피해자 유족이 제기한 민사 재판에서는 혐의가 인정돼 배상 책임을 지게 된 바 있다.
심슨은 1978년, 블레이크는 1982년 각자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 SNL에 출연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올스타전 같았던 50주년 기념 방송은 다양한 세대의 SNL 출연진이 서로 어울리고 농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반가운 기회였다”고 평했다.
SNL은 한국에도 판권이 수입돼 ‘SNL코리아’로 제작됐고 tvN에 이어 쿠팡플레이에서 방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