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독자 편지에 “아직 커피 주문도 잘 못해” 답변
이탈리아에서 100%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신문이 등장했다.
1996년 창간한 이탈리아의 중도보수 성향 중앙일간지 일폴리오(Il Foglio)는 18일 세계 최초로 AI가 전 과정에 참여해 만든 특별호 ‘일폴리오 AI’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클라우디오 체라사 편집장은 “AI 기술이 우리의 업무처리 방식과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실험”이라며 “한 달간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발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폴리오 AI’는 총 4페이지 분량에 대판 판형으로 제작됐다. 이날부터 기존의 종이신문과 함께 가판대와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신문 제작의 모든 과정이 AI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이다. 기사 작성, 제목, 인용문, 요약 등의 모든 부분을 AI가 수행했다. 인간 기자들은 AI에 질문을 입력하는 역할만 담당했다.
특별호에는 22개의 기사와 3개의 사설이 실렸다. 1면에는 이탈리아 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의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비판하는 기사가 실렸다.
또한 ‘푸틴의 10가지 배신’이란 제목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년간 약속을 어기고 협정을 파기한 사례를 다룬 칼럼도 게재됐다.
2면은 이탈리아 경제 관련 기사가 실렸다. 오피니언면으로 꾸며진 4면에는 AI가 생성한 독자 편지가 담겼다. 한 독자는 ‘AI가 미래에 인간을 쓸모없게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AI는 “AI는 훌륭한 혁신이지만, 아직 설탕을 틀리지 않고 커피를 주문하는 법도 모른다”고 답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기사는 체계적이고 간결하며 명확했다. 문법적인 오류도 눈에 띄지 않았다”며 “다만 기사 중 취재원을 직접 인용한 기사는 없었다”고 분석했다.
챗GPT 등 생성형 AI가 발전하면서 전 세계의 유력 언론사들도 AI를 뉴스 제작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AI 도구인 ‘에코'(Echo)를 제목 작성, 인터뷰 질문 생성, 소셜미디어(SNS) 글 작성 등에 활용하고 있다.
AP 통신은 2014년부터 ‘워드스미스’로 기업 실적 관련 뉴스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AI 챗봇을 도입해 독자가 질문하면 기존 기사 요약본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