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공화국 첫 30년간 ’10년 주기’ 반복…2022년 대선 때 깨져
尹파면으로 3년 만에 정권교체…李 개헌 구상 실현 여부도 주목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4일 집권에 성공하며 이른바 ’87년 체제’로 불리는 제6공화국 출범 이후 처음으로 3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1987년 9차 개헌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한 뒤 첫 30년간 보수정당과 민주당계 정당은 약속이나 한 듯 집권→정권 재창출→정권교체의 사이클로 10년씩 번갈아 가며 집권하는 양상을 보였다
1987년 13대 대선에서는 민주정의당 노태우 후보가 당선됐고, 1990년 이른바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주자유당의 김영삼(YS) 후보가 1992년 14대 대선에서 승리하며 정권을 재창출했다.
그러나 1997년 15대 대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DJ)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며 헌정사 최초로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는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이른바 ‘노풍(盧風)’을 일으키며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상대로 극적으로 승리, 정권을 넘겨받았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2007년 17대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뤄낸 데 이어, 2012년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접전 끝에 승리하며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다.
2017년 국정농단 사태로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치러진 19대 대선에서는 ‘촛불 민심’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대권에 재도전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정권교체 10년 주기론’은 2022년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0.73%포인트 차이로 꺾고 당선되면서 깨졌다.
문재인 정부의 상대적으로 높았던 임기 말 지지율에도 부동산 정책 실패, 정권 인사들의 ‘내로남불’ 논란과 함께 당시 이재명 후보에 대한 윤 전 대통령 측의 네거티브 의혹 공세도 한몫했다.
21대 대선은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을 전원일치로 파면한 가운데 민주당이 정권을 가져오면서 교체 주기가 3년으로 더욱 줄어들었다.
윤 전 대통령이 거대 야당과 대립하는 과정에서 대화와 타협의 묘를 발휘하지 못한 채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일으킨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등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였다”면서 “자연스럽게 유권자들이 심판을 내렸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번 정권교체에) 가장 큰 공신은 ‘윤석열'”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이재명 당선인이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대선 결선투표제를 골자로 한 개헌 구상을 밝힌 것도 주목된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개헌이 된다면 대통령의 임기가 조정되면서 정권교체 주기가 변할 순 있겠다”면서도 “가능성이 높진 않기 때문에, 유동적이다. 앞으로 한 텀(5년)으로 바뀔 수 있고, 10년 주기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