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이후 10년 만의 신작…현대문학 출판권 획득
한국의 교육 향한 집념 그려…”지혜로운 삶에 대한 질문”
소설 ‘파친코’를 쓴 재미교포 작가 이민진의 새 소설 ‘아메리칸 학원'(원제 American Hagwon)이 다음 달 한국에 번역 출간된다고 현대문학이 3일 밝혔다.
현대문학은 문학 에이전시 ‘로저스 콜리지 & 화이트'(Rogers Coleridge & White)와의 협업 끝에 ‘아메리칸 학원’의 국내 한국어판 출판권을 얻었으며, 9월 29일 북미 시장 출간에 발맞춰 한국어판을 출간한다.
전작 ‘파친코’를 통해 재일조선인 가족의 역사를 되살리며 세계 문학계 거장으로 우뚝 선 이민진 작가는 신작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관통하는 핵심적 키워드인 ‘교육’을 정조준한다.
작가는 또 그 상징적 공간인 ‘학원’에 주목했다. 학원이라는 공간은 단순히 입시를 위한 장소를 넘어, 성공을 향한 열망과 계층이동의 사다리, 그리고 자녀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한국적 모성애와 부성애가 응축된 상징적 무대다.
작가는 교육을 향한 뜨거운 집념이 어떻게 한국인을 움직이고, 때로는 상처 입히며, 끝내 그들을 생존하게 하는지를 치밀한 서사로 풀어냈다.
초기에 교육에 관한 콤팩트한 소설을 구상했으나, 10년간 취재와 집필을 거치며 단순한 교육 이야기를 넘어선 대작으로 완성됐다고 현대문학은 설명했다.
작품의 배경은 1990년대 초반 서울 대치동에서 시작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라는 거대한 시대적 풍랑을 거쳐 호주 시드니,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의 오렌지카운티로 이어진다.
평범한 중산층에서 순식간에 삶의 기반을 잃고 이민 길에 오른 ‘고 씨’ 가족의 여정은 낯선 땅에서 무용지물이 된 학위와 경력을 뒤로하고, 오로지 자녀들의 교육만이 다음 세대의 성공을 보장하는 유일한 구원이라 믿으며 고군분투하는 현대판 유목민의 초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교육을 향한 집념의 이면에 담긴 희생과 변화하는 세상 속 진정한 지혜의 의미를 탐구한다.
이 작가는 한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책을 붙잡고 꼬박 10년을 버틸 수 있었던 진짜 원동력은 ‘교육과 지혜’, 즉 ‘어떻게 해야 지혜로운 삶을 살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었다”며 “지혜란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혹은 누구를 아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삶이 복잡하게 얽혀 있을 때, 당신이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리는가에 대한 문제”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