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여성 최초 미 조지아주 하원의원 홍수정 인터뷰
조지아주 진출 현대, SK, LG 등 한국 기업들과 가교 역할 수행
“소수민족이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스스로 한계를 두지 말고 도전하세요.”
제11차 세계한인정치인포럼 참석차 모국을 방문한 홍수정 미국 조지아주 하원의원은 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공화당 정치인으로, 이민자의 꿈은 곧 아메리칸드림을 실현하는 길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1981년 서울 구로구 개봉동에서 태어나 10세에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간 그는 조지아 공대에서 학사 학위를, 머서 대학교 로스쿨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18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며 지역 사회에 뿌리를 내렸다. 법률 조언을 요청하는 정치인들과의 만남이 잦아지면서 정치에 대한 관심이 싹텄고, 주변의 출마 권유와 한인 대표성에 대한 사명감이 그를 정치인의 길로 이끌었다. 2022년 선거에 뛰어들어 조지아주 최초의 아시아계·한인 여성 하원의원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 4년간 홍 의원의 의정활동은 재선답지 않은 활발한 입법 성과로 주목받았다. 그는 감세, 소수자 권익, 가족·아동 보호 정책을 중심으로 법안을 발의하고, 모두 주지사의 서명을 받아 법제화에 성공했다. 이러한 공로로 조지아 타임스의 ‘영향력 있는 인물 25인’에 선정됐으며, ‘올해의 입법자상’도 수상했다. 내년 선거에서 3선에 도전할 계획인 홍 의원은 주 의회 리더십 그룹인 코커스 부의장에도 출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현대, SK, LG 등 한국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조지아에서 주지사와 함께 한국을 방문해 기업 관계자들과 협력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인 사회의 성장과 조지아주 경제 발전은 서로 맞물려 있다”고 강조한 그는, 한국 의원들의 잦은 조지아 방문으로 교류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세계한인정치인포럼에서 홍 의원은 AI 분과 세션에 참여해 각국의 AI 정책을 비교하며 논의를 이어갔다. 그는 “AI는 사람을 돕는 도구로 사용되어야 한다”며 노동시장 대체 우려를 최소화하고 악용을 방지하기 위한 법적 장치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노동조합이 강한 국가들이 AI 도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를 분석하며, 균형 잡힌 정책의 중요성을 짚었다.
포럼은 그에게 세계 한인 정치인들과의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2년 전 참가했을 때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기존 인맥을 다지고, 한인이 적은 지역의 정치인들과 한인회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네트워킹은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배우는 소중한 기회”라며, 성공 사례 공유를 통해 한인 정치인들의 역량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인 여학생들에게 롤모델로 평가받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들에게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며 정치 참여를 독려하는 한편, “노력과 목표에 집중하고,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성공의 핵심”이라고 조언한다고 했다.
이번 포럼이 모국과의 연결고리를 강화하고 한인 정치인의 위상을 확인한 자리였다는 그는 “한인 사회 발전에 기여하며, 이민자의 꿈을 입법으로 지켜내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세계한인정치인협의회(회장 신디 류)가 주최하고 재외동포협력센터(센터장 김영근) 후원으로 지난 2~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된 ‘제11차 세계한인정치인포럼’에는 전 세계 10개국 51명의 한인 정치인이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