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등급 상향된 매독 4%↑…HPV 환자 12% 급증
올해 들어 매독이나 임질 같은 성매개 감염병이 약 3만5천건 발생해 1년 전보다 6%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성매개 감염병 누적 발생 건수는 3만4천708건으로, 한 해 전 같은 기간보다 5.6% 증가했다.
질병청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전국 의료기관과 보건소 574곳의 신고자료를 바탕으로 매독, 임질, 클라미디아감염증, 연성하감, 성기단순포진, 첨규콘딜롬, 사람유두종바이러스 감염증(HPV)을 표본 감시하고 있다.
질병별로 보면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클라미디아감염증과 성기단순포진, 매독, 사람유두종바이러스 감염증은 늘었고, 임질이나 첨규콘딜롬은 줄었다.
보건당국이 감염병 등급을 상향 조정한 매독의 경우 올해 누적 환자 신고가 386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373건)보다 3.5% 증가했다.
1기 매독이 264건, 2기 매독 118건이었다. 선천성 매독은 4건 신고됐다. 매독은 임상 증상에 따라 1∼3기 매독, 잠복 매독(조기·후기), 선천성 매독 등으로 나뉜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266건(68.9%)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여성 환자는 120건(31.1%) 신고됐다.
연령별로는 20대(127건), 30대(96건), 60대 이상(59건), 40대(51건) 순으로 많았다.
다른 연령대와 달리 60대 이상에서는 여성(33건)이 남성(26건)보다 많았다.
관련법 개정에 따라 보건당국은 내년부터 매독의 감염병 등급을 기존 4급에서 3급으로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매독은 표본감시에서 ‘전수감시’ 대상으로 바뀌고, 신고범위가 넓어지는 한편 보건소가 역학조사도 실시한다.
질병청 관계자는 “표본감시 체계에서는 정보 수집의 한계 때문에 전체적인 매독 발생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전수감시로 전환해 기초 통계 자료를 마련하고, 세부 원인을 규명함으로써 근거에 기반을 둔 예방관리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매독을 예방하려면 성관계 시 콘돔을 사용하고, 익명·즉석 만남 파트너와의 성관계나 성매매를 통한 성접촉 등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궁경부암 등을 유발하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는 1만3천29건이 신고돼, 감시 대상 질병 가운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가장 높은 증가율(12.4%)을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3천40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 이상(2천840건), 40대(2천348건), 50대(2천322건)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