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지분 절반 매각·새 AI 칩 출시 연기에 낙폭 커져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로 5일 뉴욕증시가 급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시가총액 1위 애플과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는 다른 종목보다 더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 동부 시간 이날 오전 11시 50분(서부 시간 오전 8시 50분)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40% 떨어진 210.18달러(28만7천442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엔비디아 주가는 5.61% 하락한 101.25달러(13만8천469원)를 나타냈다.
애플 주가는 장중 196.21달러까지 떨어지며 200달러 아래까지 하락했고, 엔비디아 주가도 90.69달러까지 폭락하며 100달러를 하회하기도 했다.
이들 종목의 주가 낙폭은 같은 시간 시총 2위 마이크로소프트(-2.55%)와 알파벳(-2.34%), 아마존(-3.73%), 메타(-2.22%), 테슬라(-3.48%) 등 7개 주요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로 구성된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 가운데 가장 크다.
애플의 하락 폭이 커진 이유는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가 올해 들어 보유 중이던 애플 주식의 절반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버크셔는 지난 3일 공개한 2분기 실적발표에서 6월 말 기준 애플 주식 842억 달러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난해 말 1천743억 달러에 비해 약 절반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이에 투자의 달인이 애플의 성장성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또는 최근 경기침체 우려를 감안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엔비디아 주가는 차세대 칩 출시가 당초 예정보다 최소 3개월 늦춰지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하락 폭이 더 커졌다.
정보기술(IT)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엔비디아가 고객사인 MS와 다른 1곳의 클라우드 업체에 뒤늦게 발견된 결함 때문에 AI 칩 신제품 블랙웰 B200 생산 지연 사실을 통보했다고 지난 3일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반도체 생산업체인 TSMC와 새로운 테스트 작업을 진행 중이며 내년 1분기까지는 이 칩을 대규모로 출하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들 종목을 포함해 M7의 주가는 장 초반보다는 낙폭이 줄었다.
미 경제 매체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M7의 시총은 한때 1조 달러(1천368조원)가 증발하기도 했다. 이는 현재 애플 시총 3조1천950조 달러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