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로 잘못 추방된 메릴랜드 남성, 연방 판사 “즉각 송환” 명령…정부는 대법원에 제동 요청
트럼프 행정부가 메릴랜드 거주 남성 킬마르 아브레고 가르시아(Kilmar Abrego Garcia)를 실수로 엘살바도르로 추방한 뒤, 그를 미국으로 돌려보내라는 연방 판사의 명령에 반대하며 미 대법원에 긴급 항소를 제기했다.
29세의 살바도르 국적자 아브레고 가르시아는 지난 2019년, 고국의 갱단으로부터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이민 판사로부터 추방을 유예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그는 지난달 메릴랜드에서 체포돼 행정 착오로 인해 엘살바도르로 추방됐고, 현재는 인권 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현지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백악관은 이번 사건을 “행정적 실수”로 규정했지만, 이미 체류 허가를 받은 비시민권자가 본국으로 강제 추방된 이번 사례는 이민자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를 다시금 불러일으켰다.
지난 4일(금), 메릴랜드주 그린벨트 연방 지방법원의 폴라 시니스(Paula Xinis) 판사는 아브레고 가르시아를 7일(월) 자정까지 미국으로 송환할 것을 명령했다.
시니스 판사는 “그의 구금에는 법적 정당성이 없으며, 엘살바도르의 감옥은 심각한 인권 침해가 발생하는 장소로, 그의 송환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판결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대법원에 긴급 항소를 제기하며 해당 명령의 효력을 정지시켜줄 것을 요청했다. 정부 변호인단은 “미국은 주권국가인 엘살바도르를 강제로 통제할 수 없으며, 연방 판사가 외국 정부에 영향을 미칠 권한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아브레고 가르시아가 악명 높은 갱단 MS-13과 연계돼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며 송환에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해당 사건의 청문회가 열린 지난 4일(금), 그린벨트 연방 법원에는 수십 명의 지지자들이 모였고, 미국 시민권자인 아브레고 가르시아의 아내도 참석해 남편의 귀환을 호소했다. 시니스 판사의 송환 명령이 내려지자 법정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아브레고 가르시아의 법률 대리인인 사이먼 산도발-모센버그(Simon Sandoval-Moshenberg) 변호사는 “정부는 명백한 실수를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브레고 가르시아를 되돌리기 위한 아무런 실질적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 아브레고 가르시아는 미국 송환을 둘러싼 정치적, 법적 공방의 중심에 서 있으며, 대법원의 결정이 향후 비슷한 이민 사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