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빌 게이츠[tv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유퀴즈 온 더 블럭’ 출연…”韓, 혁신 역량이 뛰어난 나라” 평가도
햄버거 사랑과 갤럭시 스마트폰 등 소소한 일상 소개…’팩트풀니스’ 등 책 추천
“전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 당시) 컴퓨터 가격이 낮아지던 시기라 개인용 컴퓨터가 현실이 될 것을 알았거든요. 회사가 큰 가치를 갖게 된 것도 운이 좋은 일이었죠.”
세계적인 부호이자 자선재단인 게이츠 재단을 이끄는 빌 게이츠 이사장은 27일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럭’ 308회에 출연해 자신의 성공 비결로 행운을 거듭 꼽았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세워 큰 성공을 거뒀고 18년간 세계 1위 부자 자리를 지켰지만, 이 모든 것이 사실은 자신의 유능함보다는 운이 작용한 것이라고 겸손하게 설명한 것이다.
이날 토크쇼에서는 빌 게이츠의 소소한 일상에 대한 솔직한 대화가 이어졌다.
그는 “일주일에 네 번은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먹는다. 햄버거는 실패가 없다”고 말하기도 하고, “이재용 회장이 선물해 준 삼성전자 폴더블(접이식)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라고도 소개했다.
햄버거만큼이나 좋아하는 독서 습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생각 주간’이라는 것을 두고, 매년 세상과 단절된 상태에서 책만 읽은 시간을 갖는다고 했다.
이어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팩트풀니스’,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 등 3권을 자신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책으로 꼽았다.
보다 깊은 질문에는 삶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묻어나는 대답을 내놨다.
인생의 행복을 묻는 말에는 “성공하지 못할 것처럼 보이던 문제의 해답을 결국 찾을 때 큰 행복을 느낀다”며 “고민도, 행복도 사람들에게서 온다”고 답했다.
호기심을 갖고 끊임없이 배우는 태도를 강조하기도 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호기심으로 밀어붙이고 학생처럼 늘 배우려고 하는 것이 지금의 빌 게이츠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혁신 역량이 뛰어난 나라”라며 “지난 20년간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성장하는 것이 놀라웠다”고 평했다.
개인용 컴퓨터, 즉 PC 시대를 예측한 게이츠 이사장은 이제 인공지능(AI) 시대가 오고 있다고 봤고, 가까운 미래에 AI가 사람들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AI가 충분히 발전하면 부족한 것이 없는 시점에 도달할 것이고, 사람이 충분한 여가를 즐길 수 있게 된다”며 “미래에는 모든 사람이 자기가 보람을 느끼는 일을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 이사장이 한국을 찾은 것은 3년 만이다. 1980년대부터 여러 차례 방한했지만, 이번에는 토크쇼에 출연해 보다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줬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편, 이날 ‘유퀴즈 온 더 블럭’에는 매기 강 감독도 출연했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만든 매기 강 감독은 자신의 한국적인 뿌리와 작품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
강 감독은 5살 때 캐나다로 이주한 한국계 캐나다인이지만, 이날 토크쇼는 대부분 한국어로 대화가 이뤄졌다.
그는 “캐나다에 가서 6개월 만에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했는데, 한국어는 못 읽었다고 한다”며 “엄마가(엄마와 함께)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고, 일주일에 3~4번씩 한국어 공부를 해야 했다. 그때는 정말 하기 싫었는데 지금은 감사하다”고 돌이켰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7년 동안 제작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도 들어갔다고 귀띔했다.
그는 “비행기에서 화분에 커피를 붓는 (악령) 승무원, 저승에서 우는 약귀, 혼문이 사라질 때 나오는 내레이션은 제가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