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장 전통’ 깬 해리스…’황갈색’ 정장에 오바마 소환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 깜짝 등장할 때 황갈색 정장을 입으면서 20일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성조기에 사용돼 이른바 애국 컬러로 통하는 흰색, 빨간색, 파란색이라는 전당대회 드레스코드 전통을 깬 데다가 첫 흑인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14년 양복 색깔 논란을 연상시킨다는 이유 등에서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 밤 조 바이든 대통령 연설에 앞서 전당대회 무대에 등장해 대선 후보직을 사퇴한 바이든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

그녀는 당시 프랑스 패션 브랜드 C사의 황갈색 바지 정장을 입고 있었다.

이런 복장은 해리스 부통령의 평소 스타일과 유사한 것이지만, 주요 정당의 전당대회에서는 입는 색깔은 아니라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저(低)채도의 차분한 색이 갖는 이미지가 미국의 총사령관이 되려고 하는 대선 후보자가 보여야 하는 결단력, 진지함 등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 등이 그 이유다.

실제 아시아계 흑인인 해리스 부통령이 선택한 황갈색(tan)은 미국 현대 정치사에서 ‘탠게이트'(tan-gate)로 불리며 정치적 논란이 된 적도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 중인 2014년 8월 이라크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대책과 관련한 시리아 공습 문제 등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했는데 당시 입은 양복 색깔이 문제가 됐다.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회갈색에 가까운 탠(tan) 색깔의 양복을 입은 것에 대해서 보수 진영에서는 주제의 심각성에 맞지 않는 선택이라고 공격하면서 ‘대통령답지 않다’고 비판했으며 인터넷에서도 논란이 됐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해리스 부통령이 ‘황갈색’을 선택한 것을 두고 소셜미디어의 평론가들은 ‘황갈색 정장’에 대한 보수 진영의 공포를 교묘하게 조롱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진행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평소대로 짙은 파란색 정장에 빨간색 넥타이를 맸다. 공화당 전당대회 때는 찬조연설자들도 대체로 빨간색, 흰색, 파란색 계열의 옷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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