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하루 전 중단…“권한 남용·표현의 자유 침해 소지”
연방 법원이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공공서비스 학자금 대출 탕감 프로그램(Public Service Loan Forgiveness·PSLF) 개편안의 시행을 막았다.
매사추세츠와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 판사들은 각각 트럼프 행정부의 새 규정이 법률이 부여한 권한을 넘어섰으며, 정치적 성향에 따라 특정 단체와 근로자를 차별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시행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새 규정이 시행될 예정이던 하루 전에 나왔다.
공공서비스 학자금 대출 탕감 제도는 연방의회가 2007년 도입한 프로그램으로, 정부기관이나 비영리단체에서 10년간 근무하며 일정 요건을 충족한 공공서비스 종사자의 연방 학자금 대출을 탕감해주는 제도다. 현재까지 100만 명 이상이 혜택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이 제도의 자격 기준을 강화하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새 규정은 교육부 장관에게 ‘중대한 불법 목적’을 가진 기관을 프로그램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상에는 불법 이민 지원, 테러단체 지원, 미성년자에 대한 호르몬 치료 및 사춘기 억제 치료 등 행정부가 불법 행위로 규정한 활동에 관여하는 기관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해당 기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학자금 대출 탕감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20여 개 주 정부와 비영리단체, 지방정부들은 새 규정이 의회의 입법 취지를 훼손하고 정치적 견해에 따라 공공서비스 종사자를 차별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매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의 명 준 판사는 판결문에서 “교육부는 규정 제정을 통해 새로운 범죄를 만들 권한이 없다”며 “의회가 정한 공공서비스의 범위를 행정부가 임의로 변경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교육부가 제시한 불법 행위의 정의가 기존 형사법과 명확히 연결되지 않았으며,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명준 판사는 특히 교육부가 자체 분석에서 연간 영향을 받을 기관이 10곳 미만으로 추산하면서도 이처럼 광범위한 규제가 필요한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의 아미르 알리 판사도 별도 소송에서 같은 취지의 결정을 내리며 새 규정의 시행을 중단시켰다.
원고 측인 전국비영리단체협의회 다이앤 옌텔 회장은 “이번 판결은 지역사회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단체와 공공서비스 종사자들을 보호한 결정”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면 미 교육부는 성명을 통해 “납세자의 세금이 불법 활동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정책”이라며 “법원의 판결에 대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