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팀 “전체 수면시간보다 수면 중 깨어있는 시간이 인지 능력에 영향”
잠을 자다가 더 자주 깨고 깨어있는 시간이 긴 고령자일수록 전체 수면 시간과 관계 없이 다음 날 인지 수행 능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Penn State) 오르푸 벅스턴 교수팀은 20일 미국수면재단 학술지 수면 건강(Sleep Health)에서 고령자 261명에 대한 일일 수면의 질과 인지수행 능력 간 관계를 분석한 결과, 수면 중 깨어있는 시간이 길수록 다음 날 인지검사 성적이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벅스턴 교수는 “잠든 뒤 자주 깨는 것은 전반적인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며 “이 연구에서 수면의 여러 측면을 살펴봤지만, 매일매일의 인지 수행 능력에 차이를 초래하는 요인은 수면의 질 뿐이었다”고 말했다.
수면 문제는 장기적으로 인지 기능 저하 및 알츠하이머병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고 고령자의 절반은 어떤 형태로든 수면 장애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그러나 수면 문제는 전통적으로 잠을 잔 시간에 초점을 맞춰 왔다며 수면의 질이 나쁜 경우 다음 날 인지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본 연구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노화와 인지 건강을 장기간 추적하는 ‘아인슈타인 노화 연구(Einstein Aging Study)’에 참여한 70세 이상 노인 261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16일 동안 손목에 활동량계를 착용해 수면을 기록했으며, 하루 6차례씩 스마트폰을 이용해 정보처리 속도, 작업기억, 시각기억 결합, 시공간 기억 등을 측정하는 인지기능 평가 게임을 수행했다.
연구팀은 이들이 잠자리에 든 시점부터 아침에 일어날 때까지 시간 중 실제로 깨어 있었던 시간을 기준으로 수면의 질을 평가했다.
참가자들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7.2시간, 깨어있는 시간은 평균 1시간 정도였다. 하루 평균 낮잠 횟수는 0.4회로 5일에 두 번 낮잠을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들의 일별 인지수행 변화 분석 결과, 평소보다 밤에 깨어있는 시간이 30분 더 긴 경우, 다음 날 정보 처리 속도가 평소보다 느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참가자 인지 수행 능력을 개인 내 비교가 아니라 전체 참가자 간 비교로 분석했을 때도 평균적으로 밤에 깨어 있는 시간이 길 경우 네 가지 인지 검사 중 세 가지에서 수행 능력이 더 낮았다.
반면에 전날 낮잠 여부나 취침 시각, 전체 수면 시간은 정보처리 속도나 다른 인지 기능 어느 쪽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알츠하이머병과 치매 발병을 예방 또는 지연할 수 있는 요인을 찾고 건강한 인지 노화를 돕는 것이라며 수면과 치매 간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는 많지만 그 관계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벅스턴 교수는 “수면에서 중요한 것은 하루가 아니라 좋은 습관을 유지해 안정적인 수면을 형성하는 것”이라며 건강한 수면을 위해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편안한 환경에서 일정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출처 : Sleep Health, Orfeu M. Buxton et al., ‘Within- and between-person associations of sleep characteristics with daily cognitive performance in a community-based sample of older adults’, http://dx.doi.org/10.1016/j.sleh.2025.11.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