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모리대 아브라모위츠 “’10월의 깜짝변수’는 미신…양당 지지자 견고”
미국 대선 연구의 권위자인 저명 정치학자가 초접전 양상인 올해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할 가능성을 55∼60%로 평가했다.
앨런 아브라모위츠(76) 에모리대 교수는 대선을 2주 앞둔 22일 미 조지아주 에모리대에서 열린 외신기자단 간담회에서 이번 대선이 “전반적으로 매우, 매우 접전 양상”이라며 이 같은 예상을 내놓았다.
아브라모위츠 교수는 “확신할 수는 없지만 나는 해리스 부통령이 전국 유권자 득표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앞설 확률이 70∼75% 정도라고 말하겠다”고 밝힌 뒤 7대 경합주 조사결과를 감안할 때 대선 승부를 결정지을 선거인단 확보 경쟁에서 해리스가 승리할 가능성은 “아마도 55∼60%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를 중심으로 경합주에서 선전하면서 선거 예측 전문가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을 상향 조정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지만 아브라모위츠 교수는 해리스 쪽이 아직은 미미하나마 유리한 상황인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다만 아브라모위츠 교수는 이 같은 수치를 내놓은 구체적인 근거는 이날 거론하지 않았다.
아울러 그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패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처럼, 해리스 부통령이 전국 득표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앞서고, 실제 승자를 결정하는 선거인단 확보 경쟁에서는 패할 가능성은 15∼20% 정도로 추산했다.
그는 또 개표과정에서 대선 선거인단(538명)의 과반인 270명 확보를 결정짓는 주를 의미하는 ‘티핑포인트 주(Tipping point state·임계점)’가 2016, 2020년 대선에서는 위스콘신주였다면서 이번 대선에서는 펜실베이니아주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아브라모위츠 교수는 선거인단 16명이 걸린 중요 경합주 중 하나인 조지아주의 경우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1∼2% 포인트 차 우위를 보이고 있으나 2020년 대선때(0.2% 포인트차로 바이든 승리)처럼 초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조지아주 결과를 결정할 요소로 전체 유권자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흑인들의 투표율을 꼽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조지아주에서 신승했을 때 그가 흑인 유권자의 90% 가까운 지지를 받은 덕에, 백인 유권자층에서 30%의 득표에 그쳤음에도 조지아주에서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는데, 이번에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만큼 흑인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아브라모위츠 교수는 조지아를 포함한 일부 주에서 유권자 인종별 분포면에서 다양성이 커지고, 백인 비율은 저하하는 경향이 존재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민자에 대한 공포와, 교도소 수감자의 성전환수술 관련 국가 예산 사용 문제를 자주 거론하고, 강한 남성성을 강조하는 선거 광고를 내는 것은 이런 유권자 지형도의 변화에 따른 불리함을 상쇄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아브라모위츠 교수는 또 대선 직전에 발생해 선거 결과를 좌우할 중대 변수가 되는 사건을 의미하는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에 대해 “미신”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양당 지지자들의 소속당 후보 지지 성향이 매우 견고해 새로운 사건에 의해 판도가 바뀔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아브라모위츠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누적된 문제 속에서도 여전히 공화당 지지층 안에서 맹위를 떨치는 배경에 대해 “그의 메시지와 스타일에서 공화당원들에게 매력적인 무엇인가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다가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공세로 인해 정치생명이 위태로워진다는 것을 공화당 정치인들이 알게 되면서 트럼프와 맞서는 것을 포기하고 있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아울러 공화당 유권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들이 성소수자 권리 강화 등을 둘러싼 사회 변화를 보며 느끼는 거부감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도 트럼프 현상의 원인 중 하나라고 그는 진단했다.
아브라모위츠 교수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국정 수행 평가 여론조사, 선거가 있는 해의 2분기 경제성장률, 현직 대통령의 재선 선거인지 여부 등의 변수를 활용한 선거 결과 예측 모델을 개발한 인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