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을 의약품으로…’생균치료제’ 주목

전자현미경(SEM)으로 들여다본 미생물[리본 제공]

체내 원활 작용·다양한 적응증 등 강점…”임상 3상 성공률 낮아” 한계도

박테리아 등 살아있는 미생물을 주성분으로 제조한 의약품인 ‘생균치료제'(LBP)가 주목받고 있다.

5일 제약·바이오 업계,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생균치료제는 같거나 다른 종의 미생물로부터 유래한 하나 또는 여러 개의 미생물 균주를 포함하는 의약품으로 정의된다.

항생제 내성 유전자 제거 등을 위해 유전적으로 변형된 미생물로 구성된 재조합 LBP도 생균치료제에 포함될 수 있다.

자연에서 유래한 미생물을 활용한 의약품인 만큼 체내 조화로운 작용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면역항암, 신경질환, 장 질환 등 다양한 적응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시장 분석 업체 비전리서치는 글로벌 생균 치료제 시장이 2022년 1천432만 달러(약 189억원)에서 2032년 4억5천561만 달러(약 6천억원) 규모로 연평균 41.34%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도 생균치료제 개발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고바이오랩[348150]은 중점 약효군을 면역, 대사, 뇌 등 3개 분야로 나눠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 내 존재하는 미생물의 집합체를 의미한다.

이들 제품군 중 건선을 주요 적응증으로 하는 ‘KBL-697’은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으로부터 임상 2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고 투약을 진행 중이다.

지놈앤컴퍼니[314130]는 다양한 종류의 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 후보물질을 도출해 제품화를 위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GEN-001’은 건강한 사람의 장에서 분리한 ‘락토코커스 락티스’ 균주를 주성분으로 한 먹는 형태의 치료제로 위암, 담도암 등을 적응증으로 한다.

위암 적응증에 대해서는 독일 머크의 면역항암제 ‘바벤시오’와 병용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담도암을 대상으로는 미국 머크의 면역항암제 ‘기트루다’와 병용 투여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치료제 ‘CJRB-101’에 대해 FDA로부터 임상 1·2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고 흑색종 환자 등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이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생균치료제 개발에 주력하는 데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제품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식약처 소속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최근 발표한 ‘생균치료제 개발 및 규제 동향’에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생균치료제는 주목해야 할 신개념 의약품”이라며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수많은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의약품 분야는 아직 개발 초기 단계”라며 “다른 플랫폼의 의약품보다 임상 1상 진입은 상대적으로 쉬우나 임상 3상 성공률은 낮게 나타나는 등 절대적 평가를 하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고 한계를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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