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로 되살아난 정조대왕 행차… ‘문화융합’ 선보여

산업디자인과 학생들이 재현한 화성능행…

한복 전시와 전통무용 공연까지 다채롭게 진행

조지아 공과대학교(Georgia Tech) 도서관에서 한국 전통문화와 현대 기술이 어우러진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지난 2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프라이스 길버트 도서관(Price Gilbert Library) 1층 인터랙티브 미디어 존에서는 정조대왕의 화성능행 반차도를 미디어 영상으로 구현한 작품이 관람객들에게 공개됐다.

이번 전시는 조지아텍과 한국국제교류재단(KF, 이사장 김기환)이 공동 주최한 ‘한국학 포럼’의 일환으로, 조지아텍 산업디자인학과 권은숙 학과장의 지도 아래 4명의 학생들이 2주간 밤낮없이 제작한 결과물이다.

원래는 애니메이션 입체 영상과 함께 어가(御駕) 전시까지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시간과 예산 문제로 입체 영상은 올가을로 연기되고, 대신 궁중복식과 전통 자수용품 전시가 그 자리를 채웠다.

한복 전시는 한복자원문화재단(대표 린다 김)의 협력으로 준비됐으며, 오후 12시 40분에는 조지아텍 학생들로 구성된 전통무용팀의 부채춤과 함께, 무용가 한희주 선생의 태평무 공연이 열려 관람객들의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특히, 전시된 궁중복식은 한복기술진흥원 박현주 원장이 총괄 제작했다. 박 원장은 종묘 복원, 정조 화성 행궁 재현, 덕혜옹주 유물 반환 등 다양한 문화재 복원 프로젝트를 수행한 전문가로, <대장금>, <허준>, <계백장군> 등 한류 드라마에 사용된 한복을 제작해 한복의 세계화에 크게 기여해온 인물이다. 최근에는 경북 상주시와 함께 약 250억 원 규모의 ‘한복진흥원’ 설립을 주도했다.

박 원장은 오는 가을 조지아텍에 전시될 예정인 어가 재현 작업에도 참여했다.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어가를 바탕으로, 인간문화재 장인들과 함께 어연(임금의 가마), 신여, 향정자 각 1기를 새롭게 복원한 것이다. 그는 “155년 만의 환안제를 계기로, 전통이 단절될 위기에 놓였던 신주가마 제작을 복원하며 장인 정신을 되새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정조의 수원 화성 행차를 디지털 미디어 영상으로 재현한 이번 전시는 조지아텍 산업디자인과와 한국학 간의 융합 프로젝트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현장에서 전시된 한복 역시 큰 관심을 끌며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와 감동을 더했다.

윤수영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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