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 어워드서… 이민 단속과 시위 진압 강력 비판
래미상 수상 경력을 가진 래퍼 도에치가 8일(일) 밤 BET 어워드에서 첫 수상의 기쁨보다 정치적 메시지 전달에 집중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로스앤젤레스 시내 피콕 극장에서 열린 이번 시상식에서 최우수 여성 힙합 아티스트상을 수상한 도에치는 수상 소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민 단속과 시위 진압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했다.
“법과 질서라는 이름으로 우리 지역 사회에 공포와 혼란을 조장하는 무자비한 공격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민주적 권리를 행사할 때마다 군대가 우리를 상대로 배치되는 것은 어떤 종류의 정부인지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 래퍼 도에치, BET 어워드 수상 소감 중
이날 연설은 시상식장으로부터 불과 몇 블록 떨어진 곳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규모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000명 이상의 주 방위군과 700명의 해병대를 로스앤젤레스에 배치하도록 지시했으며, 이에 대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롭 본타 주 법무장관은 “위헌적 조치”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로스앤젤레스 시장 캐런 베이스와 LAPD 국장 짐 맥도넬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며칠 사이에 40명 이상의 시위 참가자가 체포되었다고 발표했다.
도에치는 연설에서 이렇게 덧붙였다.
“사람들이 휩쓸려 가족과 헤어지고 있어요. 이 순간을 이용해 억압받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예술가로서 제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모두는 두려움이 아닌 희망 속에서 살아갈 자격이 있어요.”
이 연설은 행사장에 있던 관객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고, 이후 소셜미디어상에서도 즉각적인 찬사가 이어졌다. 일부 평론가들은 이번 발언이 BET 어워드 25주년의 축하 분위기 속에 정치적 의제를 불러온 의미 있는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현재로서는 도에치 외 다른 아티스트들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정치와 예술의 경계가 점점 더 흐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