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드미타 넷플릭스 영어 더빙 팀 시니어 매니저[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넷플릭스 더빙 워크숍…”단순 번역 아닌 문화적 뉘앙스까지 담는 노력”
“더빙은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콘텐츠를 제공하는 필수 방식입니다. 그러면서도 굉장히 특수한 시장인데, 우리가 최고의 인재들과 일한다고 자부합니다.”
넷플릭스의 존 드미타 영어 더빙 팀 시니어 매니저와 로베르토 그라나도스 중남미 더빙 디렉터는 12일 동대문구 한국콘텐츠진흥원 홍릉인재캠퍼스에서 열린 ‘K-콘텐츠 글로벌 더빙 워크숍’ 후 가진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이같이 밝혔다.
두 사람은 “더빙을 한 작품은 더 많은 사람이 즐길 가능성이 커지고, 그 덕분에 많은 가치가 더해지므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더빙보다 자막 시청이 익숙하지만 세계적으로는 반대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한국어와 영어를 포함한 36개 권역 중 31곳에서 자막보다 더빙을 최대 16배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한 해 가장 많은 영어 더빙 시청 시간을 기록해 대표적인 더빙 성공 사례로 기록되기도 했다.
존 드미타 매니저는 “‘오징어 게임’의 영어 더빙은 최고 수준으로, 모든 장면에서 입 모양이 일치한다”며 “더빙은 단순 번역 문제가 아니라 문화적 뉘앙스까지 담아내야 한다. 작품에 대한 시청자의 진정성을 지키기 위해 언어학자부터 성우, 기술자까지 많은 전문가에게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싹 속았수다’도 18개 언어로 더빙돼 전 세계 시청자와 만났다. 더빙에 언어당 최소 50명의 인력이 필요하고 작업에도 4~5개월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프로젝트였는데, 중남미 등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1화 속 광례의 자장가는 모녀의 감정선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한국어 자장가를 그대로 번역하고, 노래의 리듬을 살려 대부분의 언어로 노래 더빙을 진행했다.
존 드미타 매니저는 “한국어는 영어와 구조가 완전히 반대라 독특한 어려움이 생긴다”며 “화면상 배우가 진정성을 담아 연기를 하는데 바디랭기지나 표정, 눈빛이 한국어 구조에 맞춰져서 영어로 더빙할 경우 순서 조정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그래서 그 뉘앙스까지 알 수 있는 전문가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로베르토 그라나도스 디렉터는 “‘오징어 게임’ 공개 후 멕시코 길거리에서 작품 속 옷을 입은 사람들이 보이고, ‘폭싹 속았수다’를 보면서 라틴계 시청자들이 눈물을 흘리는 걸 보면 K-콘텐츠의 영향력을 느낄 수 있다”며 “보이지 않는 예술인 더빙이 그에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더빙의 날을 기념해 열린 이번 워크숍에는 콘텐츠 산업 종사자와 대학생 등 100여 명이 참석해 K-콘텐츠의 현지화 진출 전략에 대한 생각을 공유했다. 또 글로벌 더빙 제작의 실제 과정, 각국 더빙 문화 비교, K-콘텐츠 더빙 현상과 글로벌 반응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