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트럼프, 사법리스크 넘을까…”대선 전 유죄판결 가능성”

美정치매체 “대선결과 뒤집기 관련 연방검찰 기소 사건이 핵심”

“다른 3건은 재판 지연 또는 미미한 형량으로 파급적 적을 듯”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도적 1위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지만 그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마저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1년 1·6 의회난입 사태와 대선결과 뒤집기 시도 등으로 4차례에 걸쳐 91개 혐의로 형사기소된 그가 대선 투표일 전 유죄판결을 받는다면 미국 정치판에는 또다시 한차례 격랑이 몰아칠 전망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 15일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 참가한 공화당원의 3분의 1은 트럼프가 유죄판결을 받는다면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유죄판결을 받는다고 즉각적으로 대선후보 자격을 상실하거나 투옥되는 것이 아닌 만큼 과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긴 하지만 이런 조사결과는 트럼프가 직면한 사법 리스크가 결코 무시할 사항이 아니란 점을 보여준다.

관건은 이러한 재판들이 언제 열릴 수 있고, 대선 투표일인 11월 5일 이전에 배심원단이 판결을 내릴 수 있느냐이다.

현재 미국 각급 법원에 계류 중인 여러 트럼프 관련 사건 가운데 법적·정치적으로 가장 폭발력이 강한 사안은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에 대한 미 연방특검의 기소다.

법적 관점에서 볼 때 뉴욕주 맨해튼과 플로리다, 조지아에서 진행 중인 다른 세 건의 재판은 연방 특검 사건만큼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위협이 되지 못한다고 폴리티코는 진단했다.

2016년 미 대선을 앞두고 자신과 혼외정사를 했다고 주장하는 전직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개인 변호사를 통해 억대의 입막음 돈을 지급한 것과 관련된 맨해튼 재판은 설사 유죄로 결론나더라도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퇴임후 백악관 기밀문건 수백건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으로 무단반출한 건과 관련한 재판은 대선 이후로 밀리는 게 확실시된다.

대선결과 뒤집기 시도와 관련한 조지아주에서의 재판도 현지 검사장과 그가 고용한 특별 검사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혹을 트럼프 측이 제기하면서 예정대로 오는 8월에 열리기 어렵게 됐다.

결국 워싱턴DC 항소법원에서 진행 중인 연방특검 기소 사건만이 이번 대선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게 되는 셈이다.

폴리티코는 이 사건에 대한 공판 일정은 일단 3월 초로 잡혀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지연 전략’ 때문에 일정 변경이 유력하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워싱턴DC 항소법원 재판부는 이달 초 구두변론을 들었으나 언제 판결을 낼지 불명확하다. 판결이 나도 트럼프 측은 전원합의체에 의한 재심리를 요구할 수 있고, 이후엔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전 대통령 수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잭 스미스 특별검사 팀은 연방대법원 회기가 종료되는 올해 6∼7월 이전에 대법원에서 사건이 심리되도록 하는 것이 주요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기 위해선 신속히 재판을 진행하려는 재판부의 의지가 필요하다. 폴리티코는 “사안의 본질이나 헌법적, 정치적 중요성을 고려할 때 이는 확실히 실현 가능한 목표”라고 평가했다.

미 법무부에는 주요 선거를 앞두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형사사건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소위 ’60일 원칙’이라는 불문율이 있지만, 이미 재판 중인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판사들도 이를 따를 의무가 없다.

오히려 재판부는 유력 대선후보의 사법리스크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조기에 정리할 필요성을 고려해 신속 재판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트럼프의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 관련 재판을 맡은 타냐 처트칸 연방법원 판사는 앞서 3월 4일로 공판 일정을 잡으면서 “신속한 재판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투표일 이전 워싱턴 재판정에 설 매우 실질적이고 상당한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는 아마도 유죄 판결을 받을 것이고 우리는 그것이 어떤 정치적 결과를 가져올지 비로소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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