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유공자인 부친 안순필 의사에 이어 쿠바 한인사회 부흥에도 앞장
부친의 뜻을 이어 쿠바 아바나에서 한인청년단을 이끌며 조국의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안수명(로렌조 안) 옹이 지난 21일 노환으로 미국 마이애미에서 별세했다. 향년 100세.
25일 미주 한인언론 등에 따르면 고인은 일제강점기 멕시코와 쿠바에서 독립운동을 펼쳤던 안순필(1866∼1947) 의사의 아들이다.
경기도 수원 태생인 안 의사는 1905년 멕시코로 이주해 유카탄반도에서 사탕수수(에네켄) 노동자로 일하다가 1921년 쿠바로 이주해 자영업에 종사했다.
안 의사는 1918년부터 1941년까지 여러 차례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했고, 쿠바 아바나에서 대한인국민회와 한국어학교도 설립했다. 국가보훈부는 2023년 독립운동 공적을 인정해 안 의사에게 건국포장을 추서했다.
안 의사의 2남 3녀 중 막내였던 안수명 옹은 한국어학교에서 한국어와 애국가 등을 배웠고, 부친 작고 후에는 유지를 받들어 쿠바 아바나의 한인회 격인 재쿠한족단 부단장과 아바나 한인청년단 고문 등을 맡으며 한인사회 부흥과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의류 공장을 운영해 부를 쌓았던 안 옹은 쿠바에서 공산혁명이 일어나 재산을 몰수당하자 1961년 보트로 바다를 건너 미국으로 망명했다. 이후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유명 레스토랑 셰프로 일하다 은퇴했다.
흥사단 미주 동남부지회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미국 애틀랜타협의회는 2015년 안 옹의 공적을 기려 공로패와 감사패를 수여했다.
유족 측은 안 옹이 노환으로 별세했다며 마이애미 소재 비스타 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발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