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자선가로 꼽히는 매켄지 스콧이 올해에만 72억달러(약 10조6천억원)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9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전 배우자이자 소설가인 스콧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서 올해 약 72억달러를 기부, 누적 기부액이 260억달러(약 38조3천억원)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스콧의 총자산이 400억달러(약 58조8천억원)로 추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자산 중 상당한 비율을 사회에 환원해온 셈이다.
그는 베이조스와의 이혼 이후 ‘용처를 지정하지 않는 대규모 기부’로 새로운 형태의 자선 활동을 상징하는 인물로 자리 잡았다.
거액을 기부하면서도 사용처를 제한하지 않는 방식으로, 수혜 단체들이 자율적으로 재원을 활용하도록 하는 게 특징이다.
기부 분야는 주로 형평성과 인종 정의를 위해 활동하는 단체에 집중됐다. 난민 지원, 기후변화 대응 단체, 역사적 흑인 대학(HBCUs) 등에도 거액을 쾌척했다.
스콧은 이러한 진보 성향을 이유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보수 진영으로부터 공격받기도 했다.
스콧은 보통 연 1∼2회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기부 현황을 공개하면서, 기부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고 수혜 단체의 활동은 조명하지 않는 언론 보도를 비판해왔다.
이번에도 그는 지난 10월 중순에 올렸던 블로그 글의 네번째 문단을 조용히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조용히 이번 기부액을 덧붙였다.
그리고 그는 “이 달러 총액은 뉴스에 보도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어떤 달러 규모도 올해 공동체들 안에서 사람들이 서로에게 보여준 개인적인 보살핌 표현에 비하면 지극히 작은 부분일 뿐”이라고 썼다.
그는 또 “누가 부엌에서 아이를 돌봤는지, 누가 식료품점에서 낯선 이에게 친절을 베풀었는지, 누가 지역 식품 쉼터에 50달러를 기부했는지 이런 것들은 뉴스거리는 아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부 공개는 지난 2일 백악관을 방문, 총 62억5천만달러 기부 계획을 발표한 미 제조업체 델 테크놀로지의 창립자 겸 CEO인 마이클 델 부부의 행보와 대조적이다.
델 부부 기부금은 일명 ‘트럼프 계좌’를 통해 미국 아동 2천500만명에게 나중에 18세가 되면 쓸 수 있도록 250달러씩 제공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일부 진보 진영에서는 이 기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이미지 제고에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