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장벽 겪은 경험으로, 한국 이민자 학생 돕기 나서
한국에서 태어나 아버지의 근무지 이동으로 중국(5년), 한국(3년), 미국(6년)에서 생활해온 김주언(12학년)·김여은(10학년) 남매가 언어 장벽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민자 학생들을 돕기 위해 직접 이중언어 수학 교재를 제작·배포해 화제가 되고 있다.
두 학생은 각 나라를 옮겨 다니며 학업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언어와 문화가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몸소 체험했다. 특히 미국으로 처음 왔을 때, 익숙하지 않은 용어와 단위로 인해 학습에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비슷한 처지의 한국 이민자 학생들을 공감하게 됐다.
김주언 학생은 “ESOL 수업에서 수학 실력은 뛰어나지만 영어 장벽 때문에 자신감을 잃는 한국 학생들을 보면서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에 두 남매는 한국어와 영어를 함께 담은 이중언어 수학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한글학교(JCKC)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교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고, 학생들이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여러 차례 수정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완성된 교재는 언어 장벽으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이민자 학생들과 미국에서 태어나 한글을 배우는 학생들이 수학을 친숙하게 느끼고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했다.
두 남매는 모은 용돈으로 책을 직접 출판해 ESOL(초·중등) 클래스와 여러 한글학교에 무료로 배포했다.
제작 과정에서도 각자의 재능이 빛났다. 오빠 김주언 학생은 LaTeX 조판과 GitHub 버전 관리 시스템을 활용해 교재 제작의 기술적 기반을 다졌고, 여동생 김여은 학생은 HTML과 GitHub Pages를 이용해 온라인 배포용 웹사이트를 구축했다.
두 학생은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지만, 우리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다른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앞으로도 2권, 3권의 후속 교재를 계속 제작해 무료로 나눌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수영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