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법학교수로 성공 후 정치 입문…진보성향 싱크탱크서 활동
캘리포니아 州상원의원 지내며 오렌지카운티에서 지역 기반 다져
선거를 치룬지 8일만인 13일 미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한국계 데이브 민(48) 후보는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엘리트 출신의 이민 2세대 정치인이다.
그는 민주당 소속으로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에서 지난 4년간 주(州)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기반을 다져왔다.
당초 주 상원의원 재선 출마를 고려하다가 캘리포니아 47선거구의 현역 연방 하원의원인 케이티 포터(민주)가 연방 상원의원에 출마하면서 포터 의원의 지지를 업고 하원 의원 도전을 결심, 단번에 당선되면서 중앙 정치 무대에 진출하게 됐다.
그는 지금까지 캘리포니아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한인 이민 1세대 영 김 의원이나 미셸 박 스틸 의원과는 달리 미국에서 태어난 이민 2세대다.
그의 부모는 유학을 위해 1971년 미국으로 건너왔고, 자녀들을 낳아 기르면서 캘리포니아에 정착하게 됐다.
1976년생인 그는 펜실베이니아대를 거쳐 하버드대 로스쿨에 진학해 법학을 공부했다.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뒤에는 증시 규제 당국인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기업 감시 업무를 맡아 일했다.
또 경제·법률 전문가로서 척 슈머(민주) 연방 상원의원의 경제·금융정책 고문을 지냈으며, 워싱턴DC의 진보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진보센터(CAP)에서 경제 정책을 지휘하기도 했다.
그러다 캘리포니아로 돌아와 주 상원의원이 되기 전까지 캘리포니아대 어바인(UC어바인) 법대에서 상법 교수로 교편을 잡았다.
민 당선인은 하버드 로스쿨에서 만나 결혼한 아내 제인 스토버 UC어바인 교수와의 슬하에 3남매를 두고 있다.
가정법을 가르치는 스토버 교수는 UC어바인 내 상담소인 가정폭력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으며, 민 당선인이 주 상원의원이 된 이후 가정폭력과 여성 관련 정책을 입안하는 데 조력해 왔다.
민 당선인은 또 오렌지 카운티 박람회장에서 총기 전시회를 중단하게 하는 등 총기 규제 강화와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친환경 정책 입법 등에 앞장서 왔다.
미국에서 나고 자란 그는 한국어는 서툴지만, 한국계로서의 정체성을 줄곧 내세워 왔다.
그는 이번 선거에 출마하면서 “나는 한인 이민 1세대로서 내 부모와, 그들과 같은 수많은 이민자가 뿌리를 내린 캘리포니아에서, 모두가 아메리칸드림을 이룰 공정한 기회를 갖는 이곳에서 내 아이들이 똑같이 자랄 수 있기를 바라며 연방 하원의원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전쟁의 여파를 겪으며 자란 내 부모에게서 근면과 교육, 경제적 기회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지난달 초 선거를 앞두고 LA 한인회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는 한인들이 미 정치 무대에 더 많이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한인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투표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