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BMW·GM 등 이어 시설 신축 발표…기아는 ‘소극적’
미국에 인접한 국가로의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니어쇼어링’ 효과 속에 북미 지역 생산거점으로 주목받는 멕시코에 폭스바겐그룹의 아우디가 전기차 생산 프로젝트를 위해 1조원대 투자 방침을 공식화했다.
멕시코 푸에블라주(州) 정부는 타레크 매슈어 아우디멕시코 사장이 푸에블라주 산호세치아파에 있는 공장 내 전기차 생산시설 구축을 위해 최소 10억 유로(1조5천억원 상당)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세르히오 살로몬 푸에블라 주지사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매슈어 사장과의 접견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하며 “아우디멕시코의 역사적인 투자”라고 환영했다.
엘피난시에로와 레포르마 등 멕시코 언론들은 ‘아우디와 푸에블라주가 전기차 생산 허브를 만들기 위해 손을 잡았다’는 취지의 기사를 비중 있게 다뤘다.
현지 매체들은 아우디가 전기차 ‘e트론’라인 생산에 필요한 인프라와 장비를 설치하기 시작했다고도 전했다.
살로몬 주지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아우디 투자가 미래 이동성 분야 인재 양성에 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며 “전기차 생산 중심지로서 푸에블라의 위치를 공고히 할 뿐만 아니라 더 많은 고용 기회를 창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앞서 지난해 로이터통신은 아우디가 푸에블라 공장 투자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발표는 이를 공식적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로이터는 아우디가 현재 푸에블라 공장을 중심으로 약 5천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멕시코는 최근 수년 새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의 관심을 한눈에 받고 있다.
예컨대 테슬라는 미국 접경 누에보레온주(州)에 50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짓고 있다.
BMW그룹 역시 2월 중북부 산루이스포토시주에 약 8억 유로를 투입해 전기차와 배터리팩 생산 공장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고, GM의 경우엔 또 다른 미 접경 지역인 코아우일라 공장에 전기차 설비를 갖췄다.
포드는 애리조나주와 인접한 소노라주 에르모시요 공장에서 2020년부터 전기차(머스탱 Mach-E)를 이미 내놓고 있는데, 2026년까지 연간 생산량을 60만대로 늘릴 것이라는 업계 관측이 나온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를 꿈꾸는 중국 비야디(BYD) 역시 멕시코 공장 부지 물색 작업에 나선 상태라고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보도했다.
비야디는 지난달 자사 브랜드 첫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픽업트럭인 ‘샤크'(Shark) 출시 행사를 멕시코시티에서 여는 등 북미·중남미 진출 거점으로서 멕시코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주요 업체 중 누에보레온에 페스케리아 공장을 둔 기아의 경우 상대적으로 멕시코 내 전기차 생산기지를 위한 투자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 누에보레온 주지사가 방한해 기아 측과 접촉한 뒤 ’10억 달러 투자설’에 불을 지폈지만, 기아는 당시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한편, 오는 10월 취임하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 당선인은 경제·환경 분야 공약 중 하나로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 대중교통망 확충 및 관련 산업 육성을 내세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