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햄프셔주 여론조사서 디샌티스 제치고 2위 ‘굳히기’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 니키 헤일리(사진) 전 유엔대사의 지지도가 최근 탄력을 받아 상승세를 보이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주를 막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헤일리 전 대사가 ‘대선 풍향계’ 역할을 해온 뉴햄프셔주에서 한때 트럼프 대안 후보로 여겨진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를 확실히 제치고 2위로 도약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몬머스대가 17일(현지시간) 공개한 뉴햄프셔주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46% 지지율로 1위를 차지하고, 헤일리 전 대사가 18%로 2위를 기록했다.
그다음은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지사(11%), 기업가 출신인 비벡 라마스와미(8%), 디샌티스 주지사(7%) 등의 순이었다.
이 조사는 지난 9∼14일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투표할 가능성이 있는 공화당 유권자 6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공화당은 주별 경선을 통해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데 내년 1월 23일 예정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1월 15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와 함께 가장 먼저 열리기 때문에 초판 판세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승부처로 인식되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CNN이 지난 10∼14일 뉴햄프셔주에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42%) 다음으로 가장 높은 20%를 기록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14%), 디샌티스 주지사(9%), 라마스와미(8%)가 뒤를 이었다.
이런 결과를 두고 WP는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도가 탄력을 받고 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주로 의미 없는 경쟁이 되어버린 공화당 경선이 뉴햄프셔 덕분에 진짜 경쟁이 될 가능성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뉴햄프셔에서 헤일리 전 대사가 선전하는 이유는 이 곳의 유권자가 경선을 일찍 치르는 다른 주의 유권자에 비해 중도 성향이 강하고 트럼프 지지율도 낮아서라고 WP는 분석했다.
예를 들어 이번 조사 응답자의 54%가 대부분의 경우에 낙태가 합법이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51%는 2020년 대선 패배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응이 잘못됐다고 했다.
WP는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진정한 위협이 되려면 친트럼프 성향의 유권자들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으면서 반(反)트럼프 유권자의 지지를 더 공고히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트럼프의 지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등을 비판해온 크리스티 전 주지사가 헤일리 전 대사에게 도움이 될 반(反)트럼프 지지를 많이 흡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신문은 헤일리 전 대사가 반트럼프 지지를 더 흡수해 30%대 지지율을 기록하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위가 너무 확고해 그 누구도 그를 이기기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