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학가 반전시위 누적 체포 2천500명…삼엄 경비 속 졸업식도

경찰, 새벽 서던캘리포니아대 기습 진입해 해산…충돌·체포없어

오하이오주립·노스이스턴大 대규모 졸업식…1명 추락사·1명 체포

미국 전역 대학 캠퍼스에서 친(親)팔레스타인 반전시위가 지속하는 가운데 5일 일부 대학 캠퍼스에서는 경찰이 진입해 시위대를 해산하고 농성장을 철거했다.

또 일부 대학에선 삼엄한 경비 속에 대규모 졸업식도 열려 긴장이 고조됐지만, 다행히 큰 충돌이나 체포 등의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로스앤젤레스(LA)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 있는 농성 텐트가 철거되고 이곳에서 시위를 하던 수십 명의 학생들이 캠퍼스 밖으로 쫓겨났다.

서던캘리포니아대는 미 전역에서 가장 격렬하게 시위가 벌어진 캠퍼스 중 하나다. 앞서 반전시위로 93명의 학생이 체포됐고, 이후에도 시위는 계속됐다.

대학 측이 안전을 이유로 무슬림 수석 졸업생 대표의 연설을 취소해 반발을 샀고, 시위 격화로 외부 연사의 연설을 포함한 졸업식 자체가 철회되기도 했다.

LA 경찰은 이날 새벽 시위 진압을 위한 장비를 들고 USC 캠퍼스에 기습적으로 진입해 25명의 시위자를 캠퍼스 밖으로 몰아냈다.

또 팔레스타인 국기로 장식된 농성 텐트와 ‘모든 팔레스타인인은 우리처럼 살 권리가 있다’고 적힌 표지판 등을 모두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고, 학생들은 체포되지 않았다.

대학 측은 최근 며칠간 캠퍼스 주변의 보안을 강화하며 대학 신분증을 소지한 사람들만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캠퍼스 규정을 어긴 학생들에 대해 “반드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대학 측은 이들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5일 30여명의 학생들이 체포된 오하이오주립대는 이날 오하이오 스타디움에서 대규모 졸업식을 열었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보안 요원들이 금속탐지기를 동원해 출입자들을 검색했다.

대규모 시위는 없었지만, 1명이 스타디움 스탠드에서 떨어져 사망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사망자의 신분과 사망 원인 등은 알려지지 않았고, 경찰은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날 노스이스턴대도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 펜웨이 파크에서 졸업식을 열었다. 격렬한 반전시위로 100명 넘게 체포된 이 대학에서는 농성 텐트가 일부 철거됐지만, 여전히 시위가 진행 중이다.

삼엄한 출입 검색과 인원 제한 속에 진행된 이날 졸업식에는 약 5만 명이 참석했다.

별다른 충돌 없이 졸업식은 무사히 끝났다. 다만, 23살 남성이 체포됐다. 경찰은 이 남성이 학생인지 여부와 체포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AP통신은 이날 졸업식에서 일부 학생들이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었지만, 인도와 미국 국기를 흔드는 학생들에 의해 수적으로 열세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달 18일 이후 미 전역의 약 50개 캠퍼스에서 반전시위와 관련해 체포된 학생 등은 약 2천500명에 달한다.

전날 열린 미시간대 졸업식에서는 학사모와 함께 카피예(흑백 체크무늬 스카프)를 착용한 약 75명이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깜짝 시위’를 벌였다.

인디애나대 졸업식에서는 패멀라 휘튼 총장 연설 중 학생들이 “팔레스타인 해방”을 외치다 퇴장을 당하기도 했고, 버지니아대에서는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면서 25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시위에 대한 외부 세력 개입설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반이스라엘 시위는 좌파 단체와 오랜 활동가들이 수개월간 학생들을 훈련하고 계획하고 격려한 결과였다”고 보도했다.

WSJ는 컬럼비아대의 경우 시위를 벌이기 몇 달 전부터 학생 조직 간부들이 미 전역에 300개 이상의 지부를 두고 있는 ‘팔레스타인 정의를 위한 전국 학생회(NSJP)’ 등과 함께 협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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