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양권 보유회사, 청동 천사상·금 목걸이 등 100여점 경매 추진
북대서양에서 침몰한 타이타닉호 잔해에서 인양된 유물 일부를 경매에 부치려는 계획에 대해 미국 정부가 제동을 건 것으로 나타났다.
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는 지난 1912년 4월 영국에서 미국 뉴욕으로 첫 항해를 하던 중 북대서양에서 빙산에 부딪혀 침몰했고, 이 사고로 1천500여명이 숨졌다.
AP통신은 22일 타이타닉호의 인양권을 독점적으로 소유한 RMS 타이타닉사가 유물 100점 이상을 경매할 계획이었으나 미 정부의 반대에 부딪혔다고 보도했다.
경매 계획에 오른 유물에는 타이타닉호 승객들의 개인물품과 화폐, 청동 천사상, 금 목걸이, 하트 모양 펜던트, 주방용품 등이 포함됐다. 이런 사실은 미 버지니아주 노퍽 지방법원이 이달 초 공개를 명령한 문서를 통해 알려졌다.
미 조지아주에 본부를 둔 RMS 타이타닉사는 박물관이나 순회 전시장에서만 유물을 전시한다는 기존 합의를 깨고 유물 경매 계획을 추진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4개 도시에서 유물을 전시하고 일부 유물을 경매에 부친다는 계획을 추진했다.
하지만 난파선 유적지에 대한 감독권을 가진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RMS 타이타닉사의 경매 계획은 유적지에 대한 법적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제동을 걸었다.
NOAA는 “RMS 타이타닉사가 법원의 승인을 구하지 않고 법원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경매 금지를 주장했다.
RMS 타이타닉사는 유물 경매 관련 질문에 응답하지 않았다. 앞서 이 회사의 변호인은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경매 계획이 법원 명령과 기존 합의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RMS 타이타닉사는 지난 1987년부터 수천점의 유물을 인양하고, 이들 유물을 전시해 수익을 얻었다. 이 회사는 또 수십 년 동안 재정난을 극복하고 미래 탐사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물 매각을 시도해왔다.
이런 유물 매각 시도는 법원을 비롯해 문화재 보존 단체와 희생자 유족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RMS 타이타닉사가 경매를 시도하고 있는 유물은 초기 인양 과정에서 확보된 것들이다. 나머지 유물은 이후 탐사를 통해 인양됐다.
초기에 인양된 유물들은 프랑스로 옮겨졌고, 프랑스 정부는 유물 인양업체의 소유권을 인정했다.
타이타닉호 유물 판매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부 유물이 판매되기도 했다. 침몰 사고 당시 생존자들이 건져 올리거나 구조대원들이 회수한 유물 일부가 판매됐다.
올해 4월에는 타이타닉호 승객이 착용했던 구명조끼가 90만 달러(약 13억8천300만원)가 넘는 가격에 팔렸고, 지난 2024년에는 생존자들을 구조한 선장에게 기증된 금 회중시계가 200만달러(약 30억7천400만원)에 가까운 가격에 판매됐다.
미 국립해양대기청은 “유물 소유권이 프랑스와 미국 등 어느 곳에서 주장됐는지와 상관없이 약 5천점에 달하는 모든 유물은 미 법원이 정한 조건에 따라 하나의 컬렉션으로 보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해저 탐험가들도 타이타닉호 유물은 공익을 위해 전시돼야 한다면서 경매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리처드 데이너드 미 노스이스턴대 로스쿨 교수는 “타이타닉호 유물 전시 및 판매에 대한 규정은 대중의 이익을 위해 유물을 보존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억만장자들이 자신의 부와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유물을 가져가도록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