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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라이프

산부인과 의사 된 미국 입양아…”제 출생 이야기는 몰라요”

by Newswave25
January 21, 2024
in 라이프
Reading Time: 1 min read
어린 시절 서맨사 페이스 씨(오른쪽)와 양어머니[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978년 진주에서 태어난 강금주씨 “친엄마 세상 떠났을까봐 두려워”

“친엄마에 대해 궁금한 게 정말 많아요. 좋아하는 건 뭐고 싫어하는 건 뭔지, 제가 닮은 특이한 성격이나 버릇이 있는지, 외모는 저랑 닮았을지도요. 그냥 카페에 나란히 앉아 이런 것들을 묻고 싶어요.”

서맨사 페이스(한국 이름 강금주·46)씨는 생후 5개월 만인 1979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로 입양됐다.

입양 기록에 따르면 그는 1978년 9월 5일 경남 진주시 맹조산원에서 태어났다. 그의 친모는 당시 30대 초반 미혼모였으며 강씨 성을 가졌고 흰 피부가 특징이었다.

아이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조산원을 떠난 그는 “아기를 잘 돌봐주고 많은 사랑을 줄 수 있는 좋은 곳으로 보내달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위탁가정에 맡겨졌다가 동방사회복지회를 거쳐 미국으로 입양된 페이스씨는 미국인 부모님과 3년 먼저 한국에서 입양된 언니가 있는 가정에서 자랐다.

근면 성실한 철도노동자 아버지, 교육에 유독 엄격했던 어머니 밑에서 성장한 그는 현재 미네소타주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일하고 있다. 두 살배기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다.

그는 “여성들의 임신과 출산 과정을 돌보지만 정작 제 출생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며 “가끔은 친엄마의 임신과 출산은 어땠을지 상상해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이던 2000년 독일 하노버 엑스포에서 한국 전시관을 본 뒤 알 수 없는 격한 감정을 느꼈다는 페이스씨는 그 이후 친모를 본격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한국은) 마땅히 제가 속한 문화였어야 하는데 낯선 느낌이 들더라고요. 슬픈 마음에 한참을 울었어요. 한국에서 온 입양아로서 미국의 역사와 유산이 ‘내 것’ 또는 ‘내 일부’라고 느껴본 적이 없었거든요. 어떤 면에서 입양아는 자기가 온 곳을 전혀 알지 못한 채 방문객으로 사는 것 같아요.”

페이스씨는 미국 입양단체를 통해 친부모 찾기 요청을 보내고, 한국 경찰에 유전자 검사를 위해 머리카락을 제출하는 등 친모를 만나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지만 결과는 매번 실패였다.

2020년 KBS진주 라디오 방송에서 사연이 소개된 뒤 친모로 추정되는 이의 조카로부터 연락을 받고 희망에 부풀었던 때도 있었지만 검사 결과 DNA는 일치하지 않았다. 깊은 절망에 빠지기도 했지만 그는 여전히 친모를 찾고 싶다고 했다.

다만 늘 마음 한편에는 친모가 자신과의 만남을 원치 않는 건 아닐지에 대한 걱정을 안고 있다고 했다.

“아이를 입양 보냈다는 건 고통스럽고 숨겨야 하는 과거의 일부일 수 있잖아요. 현재 가족들이 모르는 경우에는 더 그럴 것 같아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친엄마가 이미 세상을 떠났을 수 있다는 게 가장 두려워요.”

페이스씨는 “내가 혼외자식은 아니었을까, 성폭행으로 갖게 된 아이는 아니었을까, 아이를 더 키울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일종의 ‘사고’처럼 찾아온 임신은 아니었을까 늘 생각한다”며 “친엄마가 저를 만날 수 없거나 개인적인 이유로 만나고 싶지 않아 한다면 매우 실망스럽겠지만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냥 제 삶이 행복하다는 걸 친엄마가 알았으면 해요. 제가 배 안에서 자라는 동안 돌봐준 것에 대해서도 감사를 표하고 싶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저를 입양 보내기로 한 결정을 후회하지 않길 바랍니다.”

Tags: 부모찾기입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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