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의 우승 소식 알리는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소셜미디어 캡처. 재배포 및 DB 금지]
한국인 동계 AG 최다 메달 이어 월드컵 우승까지
끝나지 않는 도전의 질주…내년 밀라노 올림픽 메달 정조준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던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의 ‘살아있는 전설’ 이승훈(36·알펜시아)이 월드컵에서 모처럼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승훈은 24일 폴란드 토마슈프마조비에츠키의 로도와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5차 대회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7분 48초 05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그는 스프린트 포인트 60점을 얻어 네덜란드의 바르프 홀버르프(7분 48초 50·스프린트 포인트 40점), 이탈리아의 안드레아 조반니니(7분 48초 56·스프린트 포인트 21점)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이 올 시즌 월드컵에서 메달을 딴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월드컵 금메달은 2017년 12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7-2018시즌 4차 대회 매스스타트 이후 7년여 만이다.
이날 이승훈은 레이스 초반엔 후미에서 조용히 체력을 비축했다.
일부 선수들이 작전상 속도를 올리며 경기 흐름을 흔들었으나 이승훈은 인내하면서 버텼다.
그는 결승선을 4바퀴 남길 때까지 16위에 머물렀다.
선수들 사이에서 숨죽이던 이승훈은 결승선을 두 바퀴 남기고 속도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바깥쪽으로 빠져나온 이승훈은 순식간에 3위로 올라섰다.
사사키 쇼무(일본), 리피오 벵거(스위스)의 뒤에서 선두권을 형성했다.
그는 마지막 바퀴 첫 번째 곡선주로에서 바깥쪽으로 나와 두 선수를 제치며 선두로 올라섰다.
그리고 마지막 곡선주로에서 거리를 더 벌렸다.
이승훈은 마지막 직선 주로에서 있는 힘을 다해 내달렸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승훈은 2010 밴쿠버부터 2022 베이징까지 네 번의 동계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 2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따낸 한국 빙속의 전설이다.
최근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선 후배들과 남자 팀 추월 은메달을 합작하면서 한국 선수 역대 동계 아시안게임 최다 메달 신기록(9개)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전성기가 지난 뒤에도 장거리 종목에서 꾸준히 성적을 내며 한국 빙속을 이끌고 있다.
이날 이승훈과 선두 경쟁을 펼쳤던 일본의 사사키는 2006년 2월생으로 이승훈보다 17살이 어리다.
한편 이날 열린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선 하얼빈 아시안게임 2관왕 이나현(한국체대)이 38초 15의 기록으로 4위에 올랐다.
3위 안젤리카 부이치크(폴란드·38초 03)과는 0.09초 차이였다.
김민선(의정부시청)은 38초 22로 6위에 자리했다.
우승은 미국의 에린 잭슨(37초 81)이 차지했고, 은메달은 쇼트트랙 출신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37초 92)이 목에 걸었다.
스휠팅은 올 시즌 쇼트트랙이 아닌 스피드 스케이팅 무대에서 뛰고 있다.
남자 500m 2차 레이스에 출전한 단거리 간판 김준호(강원도청)는 34초 88로 6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