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가장 싼 2천200만원대 전기차 출시…중국 판매도 호조
제네시스, 3∼5년 내 중국 생산 전기차 출시 검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압박 등으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중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들 업체는 직전까지만 해도 급성장한 중국 현지 자동차업체들에 밀려 중국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했지만, 미국에서 트럼프라는 거대 암초를 만나면서 다시 중국 진출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일본 도요타가 중국산 전기차와 비슷한 가격의 저가 전기차를 현지에서 출시하고,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현지 생산 전기차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11일 미국 전기차 전문 매체인 일렉트렉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도요타는 중국 합작사 GAC 도요타를 통해 중국에서 1만5천달러(2천200만원)의 전기차 ‘bZ3X’를 출시했다.
bZ3X는 5인승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50.03kWh(킬로와트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탑재로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기본모델 기준 430km를 달성했다.
또 전장 4천600㎜, 전폭 1천875㎜, 전고 1천645㎜의 제원을 갖췄다. 이는 비야디(BYD) 아토3와 비슷한 제원이다.
특히 bZ3X는 도요타 전기차 중 가장 저렴한 모델로, 출시 1시간 만에 1만건이 이상이 계약되면 큰 관심을 끌었다.
앞서 도요타는 오는 2030년까지 중국에서 연간 최소 250만대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고, 이러한 계획을 일환으로 고급 브랜드 렉서스의 전기차와 배터리를 개발·생산하기 위한 현지 자회사를 상하이에 설립할 계획이라고 지난 1월 밝혔다.
도요타는 중국 현지 판매도 호조를 보인다.
지난달 도요타의 중국 내 신차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9만5천800대를 기록했다.
같은 일본 브랜드인 혼다가 같은 기간 25.6% 감소한 3만3천866대를 판 것을 고려하면 큰 선전이다.
중국 시장에서 기회를 엿보는 완성차업체는 비단 도요타만이 아니다.
중국 현지 언론을 인용한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향후 3∼5년 내 중국에서 현지 생산 전기차 모델 출시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지앙 중국 제네시스법인장은 최근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중국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중국과 한국의 현대차 연구개발팀이 차량을 개발할 것이고, 현대차의 중국 공장 중 하나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현지생산 및 출시 시기와 모델은 밝히지 않았다.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BHMC)도 지난 1월 작년 동월과 비교해 18.2% 증가한 1만6천810대의 판매량을 나타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지 업체들의 점유율이 높긴 하지만 중국은 부인할 수 없는 최대 자동차 시장”이라며 “완성차업체들로선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