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엠폭스 확산 대처…’긴급 사용’ 백신 제조사 모집

세계보건기구(WHO)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에 대응하기 위해 백신 제조사를 서둘러 모집하고 있다.

13일 WHO에 따르면 엠폭스 확산 지역에 백신을 신속하게 공급하기 위해 긴급 승인 절차를 도입하기로 하고 각국의 제약사에게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WHO가 도입하기로 한 프로그램은 긴급사용목록(EUL) 절차다. 보건 대처가 긴급한 상황에서 아직 사용 허가를 받지 못한 의약품을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특히 의약품 승인 기관이 없거나 규제 역량이 부족한 저소득 국가에서는 EUL을 참고해 응급 상황에 대처할 의약품을 도입한다.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공급하는 비영리 단체인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과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등도 EUL에 근거해 백신을 조달·공급할 수 있다.

WHO는 코로나19 대유행 당시에도 백신과 진단기기 등을 EUL 절차를 통해 발 빠르게 사용되게 했다.

중서부 아프리카의 풍토병이었던 엠폭스는 2022년 5월부터 유럽과 미주 등 세계 각국으로 확산했다. 이 병에 걸리면 수포성 발진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급성 발열이나 두통, 근육통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WHO는 2002년 7월 최고 수준의 공중 보건 경계 태세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하고 질병 대처에 나섰다가 확산세가 잦아들자 작년 5월 PHEIC를 해제했다.

그러나 또 다른 하위 계통의 엠폭스가 아프리카에서 작년 9월부터 확산 조짐을 보였다. 가장 확산이 빠른 곳은 콩고민주공화국으로, 올해에만 확진 사례 1만4천479건, 사망 455명 등이 나왔다.

지난 6월에만 확진자가 934명, 사망자가 4명 나왔고 지난달부터 이달 사이 부룬디와 케냐, 르완다, 우간다 등 아프리카 4개국에서 첫 발병 사례가 보고되는 등 확산 속도가 빨라지는 양상이다.

WHO는 14일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 보건규약 긴급위원회를 열고 엠폭스에 대해 PHEIC를 다시 선언할지를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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