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PS, 우편투표 유권자 명단 제출 의무화 추진

미 우정국(USPS)이 우편투표 유권자 명단 제출을 의무화하는 새로운 규정을 제안하면서 미국 선거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이번 제안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우편투표 개혁 정책의 일환으로, 각 주 정부가 연방선거에서 우편 또는 부재자 투표용지를 받은 유권자 명단을 연방정부에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정청이 공개한 초안에 따르면 각 주는 우편투표용지와 연결된 유권자 이름과 바코드 정보를 USPS에 제공해야 한다. 해당 규정은 연방선거에 적용되며 예비선거(Primary Election)는 제외된다.

선거 전문가들은 이 규정이 시행될 경우 우편투표 절차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트비트(Votebeat)의 디온 니센바움 기자는 “주 정부가 명단을 제출하지 않거나 유권자 정보가 명단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우정청이 해당 유권자에게 우편투표용지 배송을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안서에는 누락된 유권자나 명단 제출 지연 시 구체적인 처리 방안은 명시되지 않았다.

또한 지방 선거관리기관은 새 규정에 따라 발송 및 회수되는 모든 투표용지에 새로운 바코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선거 당국은 추가 장비와 시스템 구축 비용을 부담해야 하며, 특히 올해 11월 선거를 앞두고 준비 기간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서명한 행정명령에 근거하고 있다. 해당 행정명령은 국토안보부(DHS)에 각 주의 성인 미국 시민 명단을 작성하도록 하고, 우정청이 명단에 포함된 유권자에게만 우편투표용지를 전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적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의 판사는 최근 행정명령 집행을 즉각 중단해 달라는 요청을 기각했지만, 명령 자체의 합법성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현재 매사추세츠주 연방법원에서는 행정명령의 위헌성을 다투는 소송이 진행 중이며, 향후 법원 결정에 따라 시행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반면 우편노조와 시민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우편배달원이 사실상 투표 자격을 확인하는 역할을 맡게 될 수 있으며, 유권자의 투표권이 제한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정청은 앞으로 30일간의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한 뒤 최종 시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우편투표는 미국에서 100년 이상 시행돼 온 제도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이용이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이후 우편투표 부정선거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면서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했다.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에 따르면 우편투표 부정 사례는 전체 우편투표의 약 0.000043% 수준으로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정이 시행될 경우 미국의 우편투표 제도와 선거 행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향후 법원 판결과 여론 수렴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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