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 넘어 생활방식 자리매김…한국 문화가 주류 됐는지는 의견 갈려”
K팝과 K드라마에 이어 K뷰티와 한식까지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으면서 한국 문화가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분석했다.
NYT는 21일 ‘한국은 어떻게 문화 강국이 됐나. 그리고 그다음은’ 제하의 서울발 기사에서 한류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화장품과 음식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유·무형 상품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화 ‘기생충’이 지난 2020년 외국어 영화로는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고 작년에는 소설가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데 이어 지난 8일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미국 토니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 문화는 최근 해외 무대에서 굵직한 상을 휩쓸며 존재감을 키웠다.
여기에 최근 구성원들이 속속 국방의 의무를 마친 K팝의 간판 스타 방탄소년단의 재결합에 대한 관심도 달아오르고 있다. 걸그룹 블랙핑크 역시 다음 달 서울을 시작으로 월드투어를 시작한다. 넷플릭스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던 ‘오징어 게임’도 시즌 3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처럼 한류가 바야흐로 활짝 꽃피고 있지만, 한국이 문화 강국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고 NYT는 소개했다.
많은 전문가는 한국 문화가 세계의 주류로 안착했다고 생각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의 문화적 힘이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와 같이 국제적 영향력에 도달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지적한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한한령이나 한국의 문화를 금지하는 북한 등 지정학적 장애물이 존재하는데다 한국의 문화 수출은 일부 분야에 국한돼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 문화가 이미 정점을 찍었는지, 아니면 지속적으로 힘을 발휘할지는 판단하기 이르다는 의견이다.
그럼에도 이미 한류는 오락을 넘어 생활 방식으로 깊이 자리 잡았다는 진단도 나온다.
한류 팬들이 K팝과 K드라마 스타들이 먹는 음식을 먹고, 화장을 따라 하고, 사용하는 언어를 배우고 싶어 하면서 한국 화장품과 한식, 한글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다.
한국의 화장품 수출이 지난해 21% 상승하면서 한국은 미국과 프랑스에 이어 3위 화장품 수출국이 됐다.
김밥 관련 영상이 입소문을 타면서 미국 식료품점에서는 재료가 동이 났고 라면 수출도 크게 늘었다.
이 같은 관심은 한국을 찾는 관광객과 외국인 거주자, 교환학생의 증가로 이어졌다. 이들 중 일부는 한국 드라마, 소셜미디어의 대중문화 스타들을 통해 묘사되는 한국의 삶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다.
K팝 그룹 빅뱅을 좋아해 한국을 처음 찾은 뒤 현재는 한국에서 대학원 졸업 후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는 태국 출신 온지라 마히타퐁쿨은 한국 음식과 편리한 생활방식에 매료돼 한국에 살게 됐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다만 그는 한국에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며 “나는 그 점을 받아들이게 됐다”는 말로 한국이 일각에서 그려지듯 마냥 긍정적인 사회는 아니라는 점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