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매체들 “애플, CES 관심 뺏으려해”·”비전프로가 CES 방해”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가 내달초 공식 출시된다.
애플은 8일 보도자료를 내고 비전 프로를 다음 달 2일 미국 내 애플스토어와 애플스토어 온라인에서 판매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사전 예약은 이달 19일부터 할 수 있다.
미국 내 판매가격은 당초 예고한 대로 256GB(기가바이트) 저장용량 기준 3천499달러(약 460만원)으로 책정됐다.
일반 소비자에겐 부담스러운 고가 제품인 만큼 애플은 고객에게 첫인상을 좋게 심기 위한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비전 프로는 애플이 2014년 애플워치 이후 사실상 처음 내놓은 완전히 새로운 범주의 신제품이다. 개발 기간만 7년 넘게 소요됐으며, 1천여명의 개발자가 투입됐다.
개인 컴퓨터의 기능을 손안의 아이폰에 담았듯이 아이폰의 기능을 비전 프로라는 헤드셋을 통해 구현한다는 목표로 개발됐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공간형 컴퓨터의 시대가 도래했다”면서 “비전 프로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소비자 전자기기 중 가장 진보된 제품으로, 혁신적이고 마법 같은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우리가 연결하고 창조하고 검색하는 방식을 재정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전 프로는 올해 초 출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날 애플의 전격적인 출시일 발표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개막을 하루 앞두고 나왔다.
9일 개막하는 CES에는 전 세계 150여개국에서 4천여개 기업이 참가해 신기술과 제품을 발표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들이 참가하지만,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은 애플은 참가하지 않는다.
애플은 대부분 6월과 9월 자체 행사를 통해 아이폰 등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발표해오고 있다. 비전 프로도 작년 6월 처음 공개된 바 있다.
특히, 이날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파나소닉, TCL 등 글로벌 기업들이 미디어 행사를 통해 각각의 제품을 발표하면서 전 세계 미디어의 관심이 쏠리는 날이다.
이 때문에 애플이 비전 프로 출시일 발표를 통해 CES에 쏠린 관심을 가져가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애플이 CES를 앞두고 비전 프로 판매일을 발표했다”며 “비전 프로 헤드셋이 CES를 방해하고 있다”고 짚었다.
또다른 매체인 맥월드는 “애플이 비전 프로 발표를 통해 CES에 쏠린 스포트라이트를 훔치려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