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서 집중 발생…CDC “야외활동 시 모기 물림 예방 필수”
미국에서 웨스트나일 바이러스(West Nile virus)가 예년보다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독립기념일(7월 4일) 연휴를 앞두고 보건당국이 모기 물림 예방을 당부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올해 현재까지 전국에서 48명의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감염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7월 초 기준으로 2004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2004년 이후 같은 시기 평균 감염자가 약 10명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이례적으로 빠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감염 사례는 12개 주에서 보고됐으며, 애리조나주에서만 32명의 환자가 발생해 전체 환자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감염자 가운데 32명은 뇌염이나 수막염 등 신경계를 침범하는 중증 신경침습성 질환으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CDC 의료역학자인 에린 스테이플스 박사는 “모기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독립기념일 연휴 기간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는 시민들은 간단한 예방수칙만 실천해도 감염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웨스트나일 바이러스는 감염된 모기에 물려 사람에게 전파되는 질환으로, 미국에서는 매년 여름과 초가을에 주로 발생한다.
감염자의 대부분은 증상이 없지만, 약 20%는 발열과 두통, 근육통, 피로감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겪는다. 전체 감염자의 1% 미만에서는 뇌염이나 수막염 등 심각한 신경계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으며, 장기적인 신경 손상이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자와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중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CDC는 독립기념일 연휴 야외활동 시 환경보호청(EPA) 인증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고, 긴소매와 긴바지를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모기 활동이 가장 활발한 해질 무렵부터 새벽까지는 야외활동을 가급적 피하고, 방충망이나 에어컨을 활용해 실내로 모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당국은 집 주변의 고인 물을 제거해 모기 번식지를 없애는 것도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 가운데 하나라며, 여름철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만큼 개인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