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방송, 트럼프 정부 압박에 강경대응…”표현의 자유 해쳐”

FCC, ABC 토크쇼 정치인 출연에 딴지…지미 키멀 토크쇼도 문제 삼아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는 미 ABC 방송이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강경 대응에 나섰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8일 ABC방송이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규제당국이 동의하지 않는 정치적 콘텐츠를 처벌하려는 식으로 표현의 자유(free speech rights)를 위축했다고 비판했다.

표현의 자유는 미국 수정헌법 1조에서 ‘연방 의회는 언론, 출판의 자유나 평화로운 집회 및 청원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는 법률을 제정할 수 없다’며 보장한 가치로, 미국에서 가장 핵심적인 자유로 꼽힌다.

당장 법적 분쟁이 개시되는 것은 아니지만, 법무차관 출신 송무 변호사 폴 D. 클레멘트가 이 서류를 서명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NYT는 이번 ABC의 서류 제출이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 압박이 이어진 가운데 TV 방송사가 내놓은 가장 공격적인 방어라고 평했다.

ABC방송이 발끈하고 나선 것은 FCC가 장수 아침 토크쇼 프로그램 ‘더 뷰’에 딴지를 걸었기 때문이다.

FCC는 ‘더 뷰’가 정치 후보자에게 동일 방송 시간을 부여하도록 한 연방 규칙의 적용 대상인지를 확인하겠다며 면제 자격과 관련한 공식 요청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 토크쇼는 지난 2월 텍사스주 유력 상원의원 후보인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하원의원을 출연시킨 바 있다.

동일 방송 시간은 지상파 방송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정치 후보자를 부를 때 모든 후보에게 동등한 시간을 줘야 한다는 규정이다. 다만 뉴스 프로그램은 규정에서 제외해왔고, 여러 토크쇼로도 면제권이 확대돼 왔다.

ABC방송은 2002년에 이미 FCC로부터 면제권을 받았고, 그 후 24년간 이의가 제기된 적이 없어 이를 유효하게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방송사는 “FCC의 요구는 전례가 없고 표현의 자유와 공개 정치 토론을 장려하는 위원회의 목표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누군가 ‘더 뷰’의 관점을 싫어할 수는 있지만, 규제를 통해 이를 제한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FCC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논조의 토크쇼는 지적하면서 보수 성향의 라디오 토크쇼에는 별다른 지적을 하지 않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ABC방송이 트럼프 행정부와 마찰을 빚은 것은 ‘더 뷰’ 문제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지난해 찰리 커크 관련 언급을 문제 삼아 ‘지미 키멀 라이브!’의 방송을 한 차례 중단시켰고, 최근에도 대통령 부부가 직접 나서 코미디언 지미 키멀의 해고를 요구했다.

FCC는 ABC방송 소유 8개 지역 방송국에 대해 면허 만료 전임에도 라이선스 재검토를 진행했다. 또 DEI(Diversity, Equity, Inclusion: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조사로 압박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더 뷰’ 사안까지 겹친 셈이다.

ABC는 그간 FCC가 제기한 수많은 요청 때문에 총 1만1천여건의 문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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