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미생물·인지 기능 이상 우려”
미 식품의약국(FDA)이 어린이의 치아 강화를 위해 사용되던 불소(Fluoride) 보충제 사용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장관 체제하에서 이루어진 최신 보건 정책 중 하나로, 불소의 효능과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불소는 치아의 재광화(再鑛化)를 돕고 충치를 예방하는 성분으로, 1962년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수돗물에 불소를 일정량 첨가하도록 권고한 이후 오랫동안 치과 치료의 핵심 물질로 사용돼 왔다. 특히 불소 함량이 낮은 지역에서는 유아용 액상·정제·사탕형 보충제가 처방되어 왔다.
그러나 FDA는 새로 발표한 과학 분석 결과에서 “불소 보충제의 치아 강화 효과가 제한적이며, 장(腸) 건강·체중 증가·인지 기능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세 미만 영유아에게는 불소 보충제 사용을 권장하지 않으며, 충치 위험이 높지 않은 어린이 역시 사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FDA는 성명에서 “불소가 세균을 죽이는 원리로 작용하지만, 동시에 장내 미생물균총(microbiome)을 교란할 수 있어 광범위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조치는 불소 치약, 가글액, 또는 치과 내 불소 도포 치료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처방용 불소 정제나 유아용 불소 액상 제품의 사용은 사실상 중단될 전망이다.
한편, 미국치과의사협회(ADA)는 FDA의 결정에 반박하며 “치과 의사의 권장량 내에서 사용되는 불소는 안전하고 충치 예방 효과가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특히 불소가 함유되지 않은 수돗물을 사용하는 농촌 지역 어린이들의 충치율이 높아질 것을 우려했다.
불소 과다 섭취로 인한 치아 변색 등 부작용이 알려져 있으나, ADA는 “이는 미용적 문제에 불과하며 건강상 심각한 위험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번 발표는 환경변호사 출신의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장관이 추진하는 공중보건 재검토 정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케네디 장관은 과거 불소를 “신경독(neurotoxin)”으로 지칭하며 음용수 내 불소 제거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FDA의 이번 결정은 불소의 충치 예방 효과와 잠재적 부작용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다시 촉발시켰으며, 향후 과학적 근거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