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승률 22%로 나스닥 100 앞질러
식을 줄 모르는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가 9거래일 연속으로 상승하며 8년 만의 최장 랠리를 펼쳤다.
블룸버그 통신은 16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0.3% 오르며 9거래일 연속으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7년 이후 최장 기간 상승이며, 이 기간 상승 폭은 8.7%에 달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올해 들어 22.07% 오르며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 100 지수의 상승률 15.73%를 훌쩍 상회하고 있다.
피닉스 파이낸셜 서비스의 수석 시장 분석가 웨인 코프먼은 최근 잇따라 나온 AI 인프라 분야의 대규모 수주 계약을 지목하며 강한 성장세를 가리키는 신호들이라고 말했다.
앞서 기업용 소프트웨어·클라우드 업체 오라클은 지난 9일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의 예측을 크게 넘어선 4천550억달러(약 630조원) 규모의 클라우드 수주 잔고가 있다고 공개했다.
또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8일 AI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네비우스 그룹과 174억달러(약 24조원)짜리 그래픽처리장치 인프라 계약을 체결했다.
코프먼은 기업들이 대규모 계약을 발주하는 것은 AI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 확보에서 한참 뒤처졌다고 느낀다는 징후라며 “이는 반도체의 랠리가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올해 미 증시에서 가장 꾸준히 수익을 창출한 종목은 AI 인프라였다고 전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상승분의 65%는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대만 TSMC, 마이크론 테크놀러지 등 4개 사에서 나왔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미국에 상장된 30개 최상위 반도체 기업의 주가 동향을 추종하는 지수로,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의 성장성과 건강성을 대표해 보여주는 벤치마크로 여겨진다.
앞서 언급된 4개 사를 포함해 AMD, 퀄컴, 인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ASML 등이 지수에 편입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