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부터 노벨 주간…기자회견·강연·낭독회 등 공식일정 참석
한강 이미지 스톡홀름 시청 밝혀…시상식 이브닝드레스도 관심
소설가 한강이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을 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이하 현지시간) 수도 스톡홀름 콘서트홀(Konserthuset)에서 문학상을 비롯한 다섯 분야 노벨상 수상자에게 메달과 증서를 건네는 노벨상 시상식을 연다.
‘노벨 주간’인 5∼12일에는 시상식뿐 아니라 기자회견, 강연, 낭독회 등 각종 행사가 예정돼 수상자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게 된다.
한강은 10월 수상자로 선정된 후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참석한 것 외에는 언론과 일절 접촉하지 않아 많은 사람이 그가 노벨 주간에 내놓을 메시지를 기다리고 있다.
한강이 가장 먼저 소감을 전하는 자리는 6일 예정된 기자회견이다. 비록 중계가 허용되진 않지만, 이 자리에서 한강은 세계 각국에서 모인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할 예정이다.
노벨상 각 분야 수상자의 기자회견은 6∼7일 열리는데, 이 중 문학상 수상자가 가장 먼저 취재진을 만난다. 다만 다른 분야 수상자와 달리 문학상 수상자는 개별 언론과의 인터뷰가 진행되지 않는다.
한강의 목소리를 가장 깊이 있게 들을 수 있는 행사는 7일 노벨상 박물관 건물에서 열리는 강연이다.
질의응답 없이 1시간 동안 한강의 작품 세계를 회고하는 이번 강연은 한국어로 진행되며 유튜브로 생중계된다. 강연 동영상은 발언 내용을 한국어·영어·스웨덴어로 정리한 문서와 함께 나중에 웹사이트에 게재된다.
문학과 삶에 대한 통찰을 담은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강연은 다른 분야 수상자보다 특히 주목받으며 추후 책으로 발간되는 경우도 있다.
한강은 또 시상식 이틀 뒤인 12일 왕립 극장(The Royal Dramatic Theatre)에서 열리는 낭독 행사에 참석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작품을 읽고 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한강은 스웨덴의 번역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유키코 듀크와 대담할 예정이다.
한강은 시상식에 앞서 6일 노벨상 박물관에 소장품도 기증한다.
◇ 하이라이트는 시상식…스웨덴 국왕이 수여
노벨 주간 가장 중요한 행사는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0일 열리는 시상식이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시상하는 평화상을 제외한 다섯 부문의 시상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이뤄지며 문학상도 그중 하나다.
부문별 상을 선정한 기관의 위원이 짧게 수상자를 소개하는 연설을 한 뒤 칼 구스타브 16세 스웨덴 국왕이 상을 수여한다.
문학상 수상자를 소개하는 연설은 한림원의 위원이 담당한다. 소개 연설 자체는 스웨덴어로 하지만 수상자를 연단 위로 초대하는 마지막 문장은 관례적으로 수상자의 모국어로 하거나 영어로도 한다.
한강은 시상식에서 별도의 소감을 밝히지 않지만, 시상식 종료 후 스톡홀름 시청에서 열리는 연회 자리에서 감사 인사를 한다. 이 자리에서 말한 내용은 노벨상 웹사이트에 소개된다.
시상식과 연회에서 한강이 입을 의상에도 이목이 쏠린다. 통상 남성은 연미복, 여성은 이브닝드레스를 입는 만큼 한강 역시 드레스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상자 출신국의 전통 의상도 허용된다.
◇ 스톡홀름 시청 조명에 한강 이미지…한국어로 한강 글 낭독도
한강이 참석하지는 않지만, 문학상 수상자를 향한 높은 관심과 애정을 담은 행사도 노벨 주간 내내 열린다.
대표적인 것은 7∼15일 노벨상 수상자와 그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스톡홀름 시내 곳곳에 설치되는 ‘노벨 주간 조명'(Nobel Week Lights)이다.
특히 스톡홀름 시청에 설치되는 조명 ‘리딩 라이트’는 여성 노벨상 수상자들에 대한 경의를 표현한다. 올해는 여기에 한강의 얼굴 이미지가 포함된다.
노벨 주간 조명 앞에서 8일 열리는 ‘문학의 밤'(Literature Night)에서는 역대 여성 문학상 수상자들의 글을 스웨덴어와 수상자의 모국어로 들려준다.
아니 에르노(2022년 수상), 올가 토카르추크(2018년), 그라치아 델레다(1926년) 등 역대 수상자들의 글과 함께 이 자리에서 한강의 글은 스웨덴어와 한국어로 낭독된다.